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9명의 후보가 출발한 경선 레이스에서 네 명의 후보(김두관, 신기남, 천정배, 추미애)가 탈락하고 다섯 명의 후보(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가 살아남아 최후의 승자를 향한 행진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 범여권의 후보들의 지지율은 터무니없이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설사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최종 승자가 되더라도 그가 이명박의 진정한 대항마가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하지 않은 민주당을 비롯하여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후보자들이 저마다 각기 범여권의 단일 후보가 되고 싶은 야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범여권으로 자부하는 후보자들 중에는 범여권의 자격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출마를 선언하기만 하면 그가 어떠한 정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그가 과거에 어떤 정치적인 행보를 걸어왔다고 하더라도 일단 범여권에 포함되는 실정입니다. 이미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며 범야권을 장악하고 현재까지 독보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통합민주신당을 비롯하여 대통령 선거에 뛰어든 각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이명박의 대항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후보가 되면 지금은 지지율이 낮지만 결국에는 역전에 성공하고 최후의 승리를 범여권에게 가져다 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일각이나 많은 국민들은 범여권 후보자들의 터무니없이 낮은 지지도와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도가 이미 대선 판도를 결정했다고 보기도 합니다. 이미 이명박 후보가 마치 대통령이 된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야말로 우물에서 숭늉이 완성되었다고 보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우리는 과거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국민경선으로 세몰이를 시작하고 결국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비록 2002년보다 국민적인 여론이 범여권에게 곱지 않지만, 범여권이 후보 단일화를 이룬다면 이명박 후보와의 진검승부는 해볼만한 시나리오가 될 것입니다. 범여권의 단일화된 후보가 최후의 승리를 이룬다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질 가능성이 훨씬 많고, 범여권의 후보자는 그가 누가 되든지 간에 오를 가능성이 훨씬 많습니다. 처음부터 국민적인 지지를 받으며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대통령 후보자가 없는 것이 범여권으로서는 아쉬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에게서 희망을 보지 못하고 현재는 지지율이 현저하게 낮은 범여권의 후보자들을 기웃거리는 국민들이 아직은 절반 이상입니다.
물론 무작정 범여권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었다고 해서 최후의 승리가 거저 주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후보 단일화의 과정은 엉성한 통합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 정치적인 견해가 조금 달랐다고 하더라도 단일화의 과정을 통해서 진정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모양만 대충 하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미 국민들은 탄핵 이후에 급조된 거대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내부적으로 하나가 되지 못하고 결국에는 당이 해체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범여권에게 상당히 많은 실망을 했으며, 앞으로 대통령 선거를 위해서 다시 급조된 통합을 하는 것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범여권이 승리한다면 국민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아닌 범여권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준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범여권이 승리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눈에는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급조된 형태의 통합’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으로 판단했을 것입니다.
먼저 범여권에 대한 개념을 조금 확대해 본다면 일단 한나라당에게 속할 수 없는 가치관을 가진 정치인들은 범여권에 속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는 역사관이나 정치적인 가치관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과 동조하지 않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딱히 무어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습니다. 범여권이라고 해서 정치적인 견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서로 다양한 입장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한 다양성 속에서 하나의 일치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각자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닙니다.
앞으로 이루어질 범여권의 통합은 그야말로 대통합이 되어야 합니다. 사분오열된 민주화세력의 진정한 통합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통합이라고 해서 모든 것에 입장을 같이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민주화를 생각하지만 정치적인 견해가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대통합은 서로 정치적인 견해는 다를 수 있지만 보다 민주적인 합의의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을 통해서 정권을 재창출하고 유지하는 것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이 끝나고 네 명의 탈락자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커다란 눈으로 보면 이들은 네 명의 탈락자가 아니고 네 명의 동반자입니다. 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끝나고 최종 승자가 가려졌을 때, 나머지 여덟 명은 패자가 아니라 대통합을 위한 동지입니다. 통합민주신당의 최종 후보자가 곧바로 범여권의 단일후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잠재적인 범여권 후보자들과의 대통합이라는 더 험난한 여정이 남아있습니다. 그들을 적이 아닌 동지로 끌어안아야 진정한 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각 후보자들은 사심을 버려야 합니다. 자신만이 이명박의 대항마라는 생각을 버리고 민주화세력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 한 사람이 뛰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앞으로 걸어간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지지율을 겸허히 수용해야 합니다. 현재의 지지율은 그야말로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율입니다. 자신만이 이명박을 누를 수 있는 후보라는 욕심을 가지고 있으면 그 지지율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나머지 지지율은 국민들이 대통합에 대한 선물로 올려줄 것입니다.
범여권의 후보들이 승리를 위해 진정으로 손을 붙잡고 나아간다면 국민들은 분명히 관심을 가질 것이고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가식적인 모습은 버려야 합니다. 승리(범여권의 단일화된 후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이 정치권에 좋은 선례로 남아야 합니다.
현재의 높은 지지율은 어디까지나 확률적인 이야기입니다. 높은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미래의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범여권의 후보자들은 오히려 낮은 지지율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들이 잘나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고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한 마음을 낳게 됩니다. 국민을 제대로 섬기는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낮은 지지율에서 출발하여 국민들이 높혀준 자가 진정으로 국민들 귀한 줄 알고 국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범여권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정권 획득을 위해 보이기 위한 대통합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차라리 그럴바에는 애초부터 ‘대통합’을 거론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통합한다고 난리를 치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분열되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합니다.
어쩌면 이미 늦었는지도 모릅니다. 4년 내내 분열과 갈등으로만 살아오다가 이제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니 통합한다고 난리치고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생각하고 범여권에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늦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남은 기간동안 당신들이 진정으로 대통합을 위해서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인다면 아직 희망을 잃지 않은 절반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을 선택할 것입니다.
희망을 만드십시오. 그러한 희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바로 옆에 있는 동지의 손을 잡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동지의 손을 잡고 그들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당신들이 모두 손을 맞잡을 때 국민들이 스스로 당신들의 손을 붙잡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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