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료/세상 이야기

오마이뉴스도 자신의 문제에는 관대한가?

*미카엘* 2007. 7. 18. 17:50

<로마인 이야기 이벤트> 진행의 미숙함에 대하여...
오마이뉴스도 이제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돌아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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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사와 오마이뉴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이벤트는 수상자가 로마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로 엄청난 매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예전부터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메모해 두었던 것이 있었기에 한번 도전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1인당 2편으로 제한되어 있었는데, 사실 15권이라는 방대한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메모해 둔 것을 검토해 보면서 10편 이상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이 2편까지만 허용되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 두 편을 작성하였습니다.

이번 이벤트는 독특하게도 응모작을 미리 독자들이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가입해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리는 형식으로 응모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새롭게 가입한 사람들도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응모작을 미리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후에 당선작이 되었지만 도중에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비판을 받는 글도 생겼습니다. 사람의 생각이 한결같지 않기 때문에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생각이 다양할 수 있었고, 그런 <로마인 이야기>에 대한 독후감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 또한 다양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제가 올린 글이 당선되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쓴 글인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호소력이 없었나 봅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심사위원들에게는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응모 시스템은 조금 독특했습니다. 응모작을 사전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어떤 글이 최종 심사에 올라갈 수 있겠다 하고 예상해 볼 수 있었고, 현재 몇개의 응모작이 있는지도 관심을 가진다면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응모작이 올라오지 않아서 나름대로 기대해도 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독특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 응모자가 세 편을 올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응모작을 모니터하다가 한 사람이 세 개의 독후감을 올린 것에 대해서 오마이뉴스 편집부에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답변은 3편을 올리더라도 2편만 허용된다고 했습니다. 이런 답변에 대해서 당연히 시간적으로 우선하는 두 편이 응모작이 될 것이고 세 번째 작품은 비록 내용이 좋더라도 제외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간이 지나서 올린 작품들(1-2분 차이로 기한을 넘겨버린 작품들 까지도)은 엄격하게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엄격한 통보도 공지되었습니다. 드디어 운명의 순간, 지난 7월 10일 오후에 최종 발표가 공지되었고, 예상했던 대로 내가 응모한 작품은 제외되었습니다.

그런데 최종 발표를 접하고 약간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 사람이 세 개의 글을 올린 것 중에서 (당연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세 번째 작품이 당선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해당 세 번째 응모작은 꽤 잘 쓴 독후감이었습니다만, 정상적인 응모 시스템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오마이뉴스 편집부에 ‘어떻게 해서 세 번째 작품이 심사위원에게 전달되었는지’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거기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OOO 기자님이 지난 6월 27일 기자회원 게시판을 통해서 비슷한 질문을 하신 바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리면 응모를 2편 넘게 해도, 심사대상은 2편만 해당됩니다. 로마인이야기 응모한 분들 가운데 3편의 글을 올린 기자회원 분이 계시지만, 이 경우도 2편만 심사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편집부에서 심사위원들에게 2편의 글만 전달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답변에 대해서 다시 한번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 (중략) 제가 처음부터 문제를 제기한 것은 하나뿐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세개의 글을 올린 상황에서 어떻게 세번째 글이 심사위원에게 전달될 수 있었는지입니다.
앞의 두 번의 답변으로는 충분한 것 같지 않습니다. 또한 이것은 저뿐만이 아니라 응모했지만 탈락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알려주시는 것이 탈락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오마이뉴스 자체 응모 행사가 아닙니다. 다른 매체와 공동으로 주관한 행사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질문을 올린 저 혼자만 이해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응모자들도 동일한 답변을 들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오마이뉴스의 최종적인 답변은 아래와 같습니다.

“앞서 답변 드린 대로 이 대회의 심사권한은 대회 심사위원진에게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대회자격요건을 갖춘 모든 정식기사를 심사위원진에게 전달했습니다만, 3편 이상 쓴 경우에는 2편만 심사위원진에게 전달했습니다.
또 이 건과 관련, OOO 기자님이 지난 27일에 기자회원 게시판에 문의하셨을 때 '심사대상작은 2편만 해당됩니다'라고 답변 드린 바 있습니다. OOO 기자님이 문의할 당시에 해당 기사가 처리된 상태였고, 당시 이 기자님으로부터 추가 문의가 없었기 때문에 오해할 소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혼란을 드렸다면 미안합니다."

2편만 해당된다는 편집부의 답변을 당연히 시간적으로 우선한다고 판단한 나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입장에 유리하게 해석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추가 문의가 없었기 때문에 오해할 소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편집부의 태도 역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에 대해서 질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당선작이 이미 결정된 상황에서 단지 내 글이 당선되지 못했다고 딴지걸고 투정부리는 것 같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2편으로 제한된 응모대회에서 응모자가 3편을 냈을 때, 친절하게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두 편을 골라서 심사위원에게 제출한다는 것이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만약 10편을 넘게 제출했을 때, 오마이뉴스가 친절하게 두 편으로 골라주었을까요? 1-2분을 넘긴 응모작은 엄격하게 제외해버린 오마이뉴스가 세 편을 올린 경우에는 관대한 처리를 한 것에 대해서 조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당선작이 이미 결정된 상황이지만, 이번 이벤트에 응모한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이러한 과정은 오마이뉴스가 해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미안하다’라는 해명글 이외에 별다른 행동은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편집위원’ 중 한 사람이 다음번 시민기자 편집회의에서 이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 전에 이벤트에 참가했던 다른 모든 시민기자들에게 적절한 해명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구태여 모든 응모자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가 있겠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새롭게 시민기자로 등록한 사람들은 오마이뉴스의 시스템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들 역시 이벤트에 응모한 사람들로 이러한 사실을 정확하게 알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무를 저버린다면 오마이뉴스는 올바른 언론매체의 역할을 해왔다는 그동안의 이미지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자들의 잘못은 가차없이 비판적인 주장을 거침없이 제기해온 오마이뉴스가 행여 자신들의 실수에 의해서 불만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번 로마인 이야기 이벤트에 응모했지만 당선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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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송고했지만 당연히 이 기사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오마이뉴스를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기사로 채택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강하게 올바름을 주장하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문제가 제기되었을 경우에는 슬그머니 넘어가는 모습은 아니길 바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