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은 왜 자신의 거짓을 고백했을까?
이지영은 왜 자신의 거짓을 고백했을까?
조선일보의 취재 과정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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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을까? 신정아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학력을 속이고 영어학원과 공중파 방송을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적으로 거의 매장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안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거짓을 고백하게 된 고해성사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우리는 조선일보에서
각 언론은 이지영의 거짓 행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거짓임이 밝혀진 이상 한국 사회에서는 얼굴을 들고 살아가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물론 거짓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얼굴을 들고 살아가는 정치인이나 학자들도 많이 있지만...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지영씨의 거짓이 공개되었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제일 먼저 이지영씨의 거짓을 알린 조선일보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이지영과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어떤 정황 속에서 이지영씨가 자신의 거짓을 고백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 있다. 단지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 이씨는 그러나 18일 기자와 만나 자신의 석사 학력이 허위임을 시인했다. 고향인 전남 광양에서 초중고를 마쳤다는 그는 “순천대에 입학했지만 학교를 거의 다니지 않았고 서울에 올라와 삼수까지 하며 대학문을 두드렸으나 실패해 사실상 대학을 다닌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1990년쯤 영국에 건너가 런던 남동쪽의 호브(Hove)라는 소도시에서 랭귀지 학원에 1년 가량 다녔고, 이후 브라이튼시(市)로 옮겨 기술전문학교를 1년 정도 다닌 게 영국생활의 전부”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7월 19일자)
기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이지영씨와 만났고, 그런 상황에서 이지영씨가 자신의 학력을 고백할리는 없을 것이다. 해당 기자는 그 이전에 이미 이지영씨의 거짓 행동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그러한 취재의 뒷이야기가 없이 이지영씨의 학력이 허위라는 사실만 보도되고 있다.
특종을 보도하기는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한 사람의 희생양을 통해서 자신들의 정보력을 과시하고 만천하에 알리는 것 같아서, 찜찜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만약 해당 기자가 전혀 사전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이지영씨의 거짓 학위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면 그야말로 해당 기자는 하늘이 내려준 사람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지영의 허위 학력이 공개되는 과정은 생각할수록 꺼림칙하다. 조선일보는 의혹에 꼬리를 물고 있는 이명박 검증은 외면하고 한 여성 영어강사의 학력을 밝히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공개 이후에 후폭풍도 없다. 그냥 한 여성이 죄를 참회하고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비는 것만 남았다.
조선일보, 대단한 정보력을 갖고 있음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그러한 정보력을 한나라당 후보 검증에 투여할 의도는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