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2/7) - 신부 : (총을 가지고 등장) 저는 사냥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운좋게 토끼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그때 읍장 총을 가지고 등장) 그러나 운나쁘게 재수 없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 읍장 : 아니? 우리 존경하옵는 신부님께서 밀렵군이 되어 철조망을 넘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소.
- 신부 : 사둔 남말하는군. (놀라면서) 이크 저기 감시인이 오는군. 무슨 수를 써야겠는걸... 들키면 일이 시끄럽게 되겠어.(숨는다)
- 읍장 : 나야 상관없지요. 나야 언제나 이런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니까.
- 감시인 :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요? 이곳이 사냥금지구역이라는 것을 모르시오?
- 읍장 : 물론 알지. 그렇지만 난 버섯을 따고 있었네.
- 감시인 : 요즈음에는 총을 가지고 버섯을 땁니까?
- 읍장 : 그렇수도 있지. (돈까밀로가 뒤에서 눈을 가리고, 뻬뽀네가 한방...! 그리고는 튄다) 돈까밀로, 우리는 매우 나쁜 짓을 했소. 질서를 수호하는 사람에게 손을 댔으니... 이건 크나큰 죄요... 이 벼락맞을 짐승(토끼를 던진다).
- 신부 : 그래, 벼락맞을 놈의 짐승이다. (토끼를 던진다)
- 읍장 : 미안하지만 고해를 해야겠는데 이 근처에 아주 양심적인 신부가 있거든 좀 소개해 주시겠소? (신부, 아무 대꾸도 없이 나간다) 내가 너무했나?
- 신부 : (성당으로 돌아와서) 저 때문에 한 일이 아닙니다. 사냥을 해서라도 메꾸어 나가야 할만큼 성당사정이 궁했기 때문에... 예, 제 뱃 속의 마귀가 배가 고파 도망가도록 금식하며 회개하겠습니다.
(마을에서 공산당원들이 등장하며 서로 이야기한다.) - 스미르쪼 : 요즈음 마을이 너무 조용한거 같아.
- 부르스꼬 : 신부님이 갑자기 금식을 하기 시작했다는 거야.
- 룽고 : 단식투쟁이 아니고?
- 부르스꼬 : 그건 아닌거 같아. 어쨌든 조용해서 좋긴 한데...
- 읍장 : (등장) 무슨 일이야? 여기에 모여서...
- 마리오 : 신부님이 갑자기 금식을 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 읍장 : 금 식?
- 부르스꼬 :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저번에 사냥을 갔다온뒤부터 금식을 하셨다고 합니다.
- 읍장 : 하! 그것참 기쁜 일이군. 아까운 식량만 축내던 사람이 금식을 하니까 말이야. (성당으로 가서 신부에게) 나는 기독교 신자로서 계율을 범했소. 게다가 그날 우리가 헤어졌을 때 나는 다시 돌아가서 산토끼 두 마리 다 가지고 와서 한 마리는 구워먹고, 한 마리는 삶아먹었소.
- 신부 : 그럴줄 알았네. 실은 나도 그런 유혹이 있었으니까... (읍장, 나간다) ... 예수님, 저는...
- 예수 : 불쌍한 돈까밀로. 그래 그래 잘알고 있다. 돈까밀로 어서 가서 토끼고기나 먹어라. 뻬뽀네가 부엌에다 놓고 갔느니라.
- 신부 : 아... 오랜만에 음식을 먹으니,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인데? 이런! 여기에 금이 가 있다니... 이 상태로 나가다가는 위험하겠는걸?
- 스미르쪼 : (기웃거리며 들어온다) 신부님, 금식하신다더니 몸은 어떠십니까?
- 신부 : 덕분에 괜찮네. 참 스미르쪼 마침 잘왔네. 저기 종탑이 갈라진 것 좀 보게 읍장님에게 저것좀 고쳐달라고 부탁하더라고 전해주게.
- 스미르쪼 : (뛰어갔다가 뛰어들어온다) 읍장님은 신부님께서 위험한 상태라고 했다면 정말로 그럴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종탑을 고치시겠다면 읍장님이 직접 보고 싶으니 읍사무소로 가지고 오라고 했습니다. (신부, 모른척하고 고개를 숙인다... 신발미사일을 사용하기 위해서...) 5시까진 있을거라구요(잽싸게 도망간다).
- 신부 : 예수님, 저는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비평하려는 뜻은 추호도 없습니다만, 지난번 읍장선거때 공산주의 정당 후보인 뻬뽀네가 당선된 것은 잘못이 었다고 생각합니다.
- 예수 : 그게 무슨 말이냐, 돈까밀로?
- 신부 : 저는 그저 우리정당의 후보가 이겼더라면... 선거 연설에서 한 약속대로 우리 성당 종탑을 수리해줄까 했는데, 그게 그렇게 안돼서 투덜거린 것 뿐입니다.
- 예수 : 우리정당? 아니 언제 우리가 정당에라도 가입했었느냐?
- 신부 : 제가 우리정당이라고 말한 것은 우리 기독교가 밀어주고 있는 정당이라는 거죠. 저 공산주의자들은 성당 종탑을 주리하기는커녕 언제나 무너질까하며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죠. 뻬뽀네가 뭐라고 한 줄 아십니까? 그는 성당 종탑을 수리하고 싶으면 그걸 가지고 읍사무소로 오라고 했습니다.
(그때, 뻬뽀네 등장한다) - 읍장 : 잠깐 물어볼 말이 있습니다.
- 신부 : 자네, 양반되기는 글렀군. 그래 무슨 말인가?
- 읍장 : 만일에 신자 한 사람이 모르는게 있어서 털어놓고 의논을 드리려고 찾아온다면... 그리고 그 사람의 잘못을 듣게 되면 그때 그 사람에게 충고를 해 주시겠습니까? 아니면 모르는 체 하시겠습니까?
- 신부 : 감히 신부의 성실성을 시험하려 들다니...
- 읍장 : 좋습니다. 그럼 제 고백을 받아주시는 거죠?
- 신부 : 그러지.
- 읍장 : (종이를 꺼내 읽는다) 동자달이여! 우리당해 승리를 학신하는 오날날의 이 영강스러운 자리에...
- 신부 : 잠깐! (예수님을 향해) 예수님, 제가 공산당의 선전을 위해서...
- 예수 : 너는 문법과 철자를 위해서 일하는 것 뿐이야. 종교문제하고는 상관없는 거야. (신부 고쳐준다)
- 읍장 : 잘 고쳐졌군요. 그런데 이상한 대목이 있는데요? '학교를 확장하고 뽀강의 다리를 개축할 예정입니다'라는 대목을 '학교를 확장하고 성당 종탑을 수리하고 뽀강의 다리를 개축할 예정입니다'라고 고치셨는데, 왜 그러셨습니까?
- 신부 : 음.... 그건 문장 표현의 문제지...
- 읍장 : 이제 저 성당 종탑이 신부님 머리에 떨어져 버리길 바라는 일도 그만둬야 겠군요.
- 신부 : 주의 뜻에 따를 뿐이지. (읍장, 나간다)
- 예수 : 돈까밀로, 정말 너를 당해낼 사람은 이세상에서 아무도 없는 것 같구나.
- 신부 : 예수님이 있잖습니까?
다음회에 계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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