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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의원님, 요즘 얼마나 심기가 불편하십니까?

*미카엘* 2006. 3. 4. 01:14

전여옥 의원님, 요즘 얼마나 심기가 불편하십니까?
'치매 공방', 6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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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여옥 의원님, 요즘 얼마나 심기가 불편하십니까?

전여옥 의원님, 요즘 얼마나 심기가 불편하십니까? ‘치매’ 발언이 이렇게 끈질기게 따라붙을 줄 모르셨죠? 정치라는 것이 그런 것 같습니다. 금방 잊어주었으면 하는 것들이 오래갑니다. 전 의원님이 즐겨 씹으시던 여당의 정치인들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나요? 치매 발언 보도가 등장하기 이전에 왕성하던 홈페이지와 개인 블로그 관리가 소홀해질 정도로 심리적 여유가 없어진 것은 아니겠죠?

인터넷 브레이크 닷컴 기자가 6일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고소하겠다고 말하신 기사를 읽어보셨나요? 일개 기자가 감히 국회의원을 고소하다니... 그런데 국민들은 일개 기자가 저렇게 강하게 나오는 데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이 부었거나, 의원님이 진짜로 ‘치매’라고 말했거나...

2) 설마... 여기에서 무너지는 건 아니겠죠?

백전노장, 산전수전을 다 겪으면서 한나라당의 에이스로 부상하신 전여옥 의원님이 쉽게 무너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전여옥 의원님은 자신이 한나라당의 기둥이요, 국가를 위해 한 몸 바치는 투사요,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위대한 연설가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습니다.

전여옥 의원이 여기에서 무너진다면 한나라당도 큰 타격을 받을 정도로 한나라당 지지 세력의 사랑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전여옥 의원님이 여기에서 무너질 정도의 인물은 아니라고 감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발한 말장난으로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던 독설들을 생각해보면, 이 정도로 무너질 전여옥 의원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전여옥 의원님이 무너진다면 한나라당의 이계진, 박진의 투톱으로는 이후 대정부 압박에 많은 한계를 드러낼 것입니다.

전여옥 의원님은 한국의 정치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셨습니다. 정치에 대한 토론을 수다의 수준으로 바꿔놓으셨고, 청문회에서 상대방에게 발언할 기회도 주지 않는 기발한 ○× 문제, 4지선다형 질문으로 청문회를 코메디 수준으로 바꿔놓으셨습니다. 이러한 업적 이외에도 지금까지 발언한 내용을 살펴보면 욕먹기 딱 알맞은 말들만 골라서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정치인들 중에서 그런 사람을 보기 힘들었는데, 전여옥 의원님은 정말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스타(?)가 되셨습니다.

3) 전여옥 의원님, 상황은 의원님에게 조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전여옥 의원님을 고소하겠다는 기자는 간이 부은 것 같습니다. 간이 부었기 때문에 감히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에게 맞짱을 뜨겠다고 나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바라기는 그렇게 간이 부은 기자들이 많이 있어야 대한민국이 올바로 설수 있으며, 정치인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가 제안한 6일이 바로 내일 모래입니다. 이대로 가만히 당할 의원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황은 전여옥 의원님에게 조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 모인 사람들 중에서 전여옥 의원님의 발언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행사를 녹화한 테이프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치매’ 발언을 안했다면 왜 이렇게 뜸을 들이냐고 의심의 눈초리로 의원님을 바라보는 국민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도 그 국민들 중의 한 사람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4) 이번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당시에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치매’ 발언을 들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은 생각이 아예 없는 사람들이고, 기억력도 나쁠뿐더러, 거짓말쟁이라고 우기셔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이 ‘치매’ 발언을 들었다고 기억하는 것은 기억력이 나쁜 사람들이라서 신빙성이 없을뿐더러, 그들은 거짓말쟁이라서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우기셔야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당시에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말을 맞추셔서 ‘치매’ 발언을 듣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존재하는 비디오 테이프는 실력있는 영상 편집가에게 의뢰해서 해당 부분을 감쪽같이 편집하는 것도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마지막 방법입니다. 만약 당시 행사 비디오에서 전여옥 의원님이 ‘치매’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판명되었을 때 유일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은 DJ가 아니라 내가 치매에 걸렸다... 그렇기 때문에 행사 때 발언한 내용을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당시에 했던 말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심각한 치매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아마 이 두 번째 방법은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아무리 행사의 비디오가 의원님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하더라도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입니다.

5) 사람들은 이후 전여옥 의원님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입니다. 그리고 솔직한 태도입니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지만, 그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들 앞에 솔직하게 다가서는 것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위에서 말한 세 가지 방법은 절대 사용하지 않으실 것이 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설마 위의 방법을 사용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겠지요? 바라기는 국민들에게 진실되고 거짓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행동을 기대하고 싶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한 말이 많은 부분 왜곡되었다’ 이런 식의 오리발은 앞서 가신 사이비 정치인들이 한결같이 변명할 때 사용하던 관용어인 동시에, 보편적인 모습입니다. 이제 6일까지 어떠한 행동을 취할 것인지 국민들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국민들은 갑자기 월드컵 예선전보다도 더 흥미있는 내용을 접한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6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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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강요하셨던 전여옥 의원님이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어떠한 행동을 보이실 것인지...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