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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미국과 쿠바, 우승을 향한 험난한 발걸음을 내딛다...

*미카엘* 2006. 3. 13. 14:09

[WBC] 미국과 쿠바, 우승을 향한 험난한 발걸음을 내딛다...
미국은 전혀 미국답지 않았고, 쿠바는 쿠바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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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야구의 최강 미국과 아마야구의 최강 쿠바, 수모를 겪다.

세계 야구의 최강 하면 미국과 쿠바를 손꼽았습니다. 미국은 프로야구의 최강이고, 쿠바는 아마야구의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WBC(월드 베이스볼 클레식) 대회는 명실상부 아마와 프로를 총괄하는 야구의 챔피언을 결정하는 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WBC에서는 프로야구의 최강 미국과 아마야구의 최강 쿠바로서는 치욕의 패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프로야구의 최강이라고 하는 미국은 예선리그에서 캐나다에게 무기력하게 8대 6으로 패배하고, 자력이 아닌 멕시코의 도움으로 8강에 오르는 수모를 당해야 했습니다. 또한 아마야구 최강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쿠바는 비록 예선리그였지만 콜드게임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습니다.

2) 미국의 일본전, 전혀 미국답지 않다.

미국이 이번 WBC 대회에서 보여준 전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전문가들이 보는 전력 비교는 미국을 최강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팬의 입장으로서 미국이 그동안 치른 경기를 지켜본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전혀 미국답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미국은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패배함으로서, 자력으로 예선 통과가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멕시코가 캐나다를 격파해주는 바람에 조 2위로 예선을 통과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멕시코의 도움’으로 캐나다를 재치고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던 미국은 8강 첫 경기에서 ‘심판들의 도움’으로 일본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일본전에서의 심판의 판정은 그야말로 미국의 자존심을 손상시킨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기자들조차도 명백한 세이프라고 말할 정도였지만, 미국은 명예로운 패배보다는 굴욕적인 승리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서 3루 주자가 부정 출발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맨처음 항의한 미국팀 감독조차도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꼬리를 내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경기의 내용 보다는 승리라는 결과에 목마른 궁색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3) 쿠바의 베네주엘라전, 쿠바다운 모습을 되찾다.

쿠바는 이번 대회에 미국과의 갈등으로 우여곡절 끝에 겨우 합류했고 선수들의 망명을 염려해 자국리그 최정예 선수들 모두 데리고 오지 않아 최고의 전력이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선리그에서는 그다지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예선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6실점은 쿠바의 투수진이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를 내리게 해 주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당한 콜드게임패는 ‘쿠바도 한물 간 것이 아니냐’라는 인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8강에 진출한 이후에 보여준 쿠바의 모습은 예선리그의 모습과는 딴판이었습니다. 다.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포진하여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던 베네주엘라를 7대 2로 격파하였습니다. 예선리그에서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버리고 마운드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타격에서도 베네주엘라의 투수진이 교체되는 시점에서 6회에 5점을 획득하는 집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4) 미국, 아직도 우승 후보?

이번 대회 이전에 미국이 결승에 진출하리라는 예상을 한 전문가들은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편 조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는 도미니카, 베네주엘라, 푸에르토리코가 쿠바와 결승을 놓고 힘겨운 싸움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프로야구 최강 미국과 아마야구 최강 쿠바는 나란히 8강 라운드에서 1승씩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경기를 지켜본 세계의 야구팬들에게는 우승후보였던 미국의 억지 승리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이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4강에서 피해야 할 팀들이 바로 도미니카, 베네주엘라, 푸에르토리코, 쿠바라는 생각이 적용되었는지 4강은 현재 속한 조에서 1위팀과 2위팀이 결정전을 가지는 경기 방식이 WBC의 준결승전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이 우승후보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자존심을 구겨가면서까지 승리를 챙기는 모습은 결코 챔피언의 모습은 아닙니다. 프로와 아마를 망라해서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겠다는 이번 WBC 대회에서 미국의 예선탈락이나 결승진출 좌절은 분명 국가의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편파 판정과 석연찮은 판정으로 우승을 하게 되면 그것은 국가적 자존심을 떠나서 ‘명예’에 큰 상처를 입히는 것입니다. 미국은 명예 대신에 자존심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