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간의 사과? 아닙니다. 2분간의 사과입니다.
6분간의 사과? 아닙니다. 2분간의 사과입니다.
20일 버틴 끝에 6분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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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적 20여일만에 입장을 밝힌 최연희 의원, 사죄인가
변명인가?
최연희 의원이 6분간의 기자회견을 통해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기자회견 전문을 읽어보면서
전형적인 정치인들의 사과 발표에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A4용지 한 장의 분량에 24개 정도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4개의
문장 중에서 7개의 문장이 사과 혹은 사죄, 용서에 대한 문장입니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실수를 해서 잘못한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저 원래 그런 사람 아닙니다. 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그리고 이건 법적으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잠적 20여일 만에 나타난 것 치고는 너무나도 간단한 사과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죄보다는 변명이 강조되어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립니다. 지금까지 결백하게 살아왔는데 순간의 실수로 너무 몰아붙이니까 힘들다는 ‘진심’이
녹아있는 사과문인 것 같습니다.
2) 진심으로
사죄하셨나요?
물론 높은 지위에 적응되어 살아오신 고귀한 국회의원으로서 ‘사죄드린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 정말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 사죄를 위해서 20여일을 잠적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사죄문을
읽어보면 20여일동안 사죄의 심정으로 잠적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공적이 하루아침에 허물어지는 것이 안타깝고 아쉬웠기에 잠적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진심으로 잘못했다는 느낌이 든다면, 20여일을 끌어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정치인들이 보기에 국민들이 순진하고 단순하다고 하더라도 20여일 동안의 잠적을 보면, 그것이 참회의 행동인지 어떻게 하면 이번 난국을 수습할지
계산기를 두드리는지 것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20일 버틴
결과가 고작 6분의 사과?
기자들은 참 친절했습니다. 사과문을 낭독하고 퇴장하는 최연희 의원의
러닝타임을 친절하게 6분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20여일 동안 버티던 최연희 의원의 사과는 6분으로 끝났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여론에 못이겨서
마지못해 사과하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6분 중에서도 거의 4분을 자기 변명으로
일관하셨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깨끗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너무 몰아붙이는
거 아니냐?’, ‘내 친구들에게 물어봐라. 내가 얼마나 착한 사람이었는지를...’, ‘모든 것은 당신들(국민)이 아니라 법이 결정하는 것이니까
이 쯤에서 날 그냥 내버려 두어라!’
물론 법의 심판을 받겠다는 말에는, 이상하게도 법을 어긴 자의 두려운 모습
보다는, 오히려 법이 나를 보호해 줄 것이라는 말로 들립니다. 지금까지 법을 통해서 빠져나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다 계산하고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물론 입법 기관에 종사하는 국회의원이기에 누구보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법의
심판’을 통해서 구원받을 수 있을지 아닐지를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도 국민들은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최연희
의원이 어떠한 사과를 하는지를 관심있게 지켜보았습니다. 흔히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연희 의원은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도리어 지는’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사과하고도 욕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