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남는 WBC 대회...
아쉬움이 남는 WBC 대회...
다음번 대회는 보다 다양한 국가들과 경기를 치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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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솔직히 일본의 우승이 배가 아픕니다.
이번
WBC 대회가 일본의 우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일본은 그야말로 축제의 분위기일 것입니다. 바로 옆 나라가 우승했는데 왜 이렇게 배가 아픈지...
솔직하게 너무나 안타깝고 아쉬운 대회였습니다. 일본과 쿠바의 결승전 경기를 지켜보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쿠바가 이겼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일본의 우승! 괜히 잠도 오지 않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일본은 지역예선에서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고,
2라운드에서는 2패를 당하면서 마지막 멕시코와 미국의 경기결과에 따라서 행운의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1위를 기록한 한국과 세 번째 대결을
벌였고, (당시의 경기에서는) 독을 품고 경기에 임한 결과 6-0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또한 결승전에서는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
에이스를 써버린 쿠바의 마운드를 공략한 결과 10-6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3패를 기록하고 결승에 오른
팀입니다. 쿠바 또한 이번 대회에서 2패를 기록하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듯, 이번
대회의 대진표는 솔직하게 우승을 하더라도 요행이나 운이 따르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대진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국이 결승에도 오르지 못한 것이 진정한 야구팬들로서는 많은 아쉬움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비록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는 제기량을 발휘했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우승은 행운이 많이 뒤따랐다고
생각합니다.
2)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물론 제1회 WBC 대회의 결과로 우승 일본, 준우승 쿠바, 3위로 한국과 도미니카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리고 야구를 사랑하는 전 세계의 팬들은 제1회 대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최고의 플레이를 기억하겠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기록상으로
우승과 준우승을 기억하는 쪽으로 흘러갈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예선과 본선에서 두 번 한국에게 패한 것을 애써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노력할 것이며, 세 번째의 승리만을 기억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반대로 한국은 준결승전은 잊어버리고 예선과 본선에서의 두 번
승리만을 기억하고 싶어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진정으로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경기의
결과만을 기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비록 패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싸운 것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간직할 것입니다.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아직도 일본의 우승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우승은 인정하더라도, 이번 대회에서 진정한 강자는
대한민국이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계의 야구팬들이 감탄했던 한국의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한국 야구가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합니다. 꿈나무를 육성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세계 대회에서 이번 WBC 대회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3) 정말로 아쉬웠던
것은?
이번에 엉터리 대진표 덕분에 죽 쒀서 개(犬) 준 꼴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같은 아시아
국가가 우승을 했는데 배만 아픕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이 우승국으로는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최강의 전력’, ‘최강의 팀’이라는 대우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승의 과정 속에서 다른 팀의 도움으로 준결승에 진출한 것과,
상대방이 불리한 조건(쿠바의 경우, 에이스 두 명이 결승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됨)에서 경기에 임한 것을 보면, ‘최강’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는
것은 겸연쩍은 일이며, 쑥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번 대진표는 정말로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진정으로 아쉬워해야 할 것은 이번 대회에서 두 번 이긴 일본에게 마지막 세 번째 졌기 때문에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것도 아쉬움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더욱 아쉬운 것은,
참가국 16개국 중에서 준결승까지 진출한 우리나라가 상대한 국가는 중국, 대만, 일본, 미국, 멕시코의 5개국밖에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비록 전력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중남미 국가들과 경기를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중남미 국가들과 같은 조가
되었다면 4강 진출도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우리나라의 전력으로 생각해 본다면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승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각 나라가 메이저리그를 총 출동시켜서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참가한 이번 대회를 통해서 보다
많은 국가들과의 경기를 통해서 진정한 야구의 세계 대회를 경험하는 것도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번 대회는
참가국들이 다른 국가들과 더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대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