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료/세상 이야기

한나라당을 위한 '훈수' 하나

*미카엘* 2006. 4. 5. 15:45

한나라당을 위한 훈수 하나...

총리와 시장을 바라보는 이중잣대를 버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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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해찬과 이명박을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시각 차이


이해찬 총리가 골프 파문으로 낙마한 후에 곧장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 파문이 일어났습니다. 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게 공세를 취했지만,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사회적으로 커다랗게 이슈가 되지 못하고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대표적인 보수적 언론은 이해찬 때와는 달리 조심스러운 보도로 일관했고,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번의 경우를 통해서 이해찬 총리에게 대대적인 공세를 퍼부은 결과 총리의 낙마를 이끌어내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서울시장 파문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옛말에 ‘전투에서는 이기고 전쟁에서 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면, 도무지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총리의 문제가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문제로 여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나라당의 최종 목표가 정권 획득이라고 봤을 때, 이번 일에 올인한 이후에 이명박 서울시장 문제가 불거졌을 때 약속이나 한듯 침묵을 지키는 모습은 차기 정권을 맡을만한 정당이라는 이미지에 크게 타격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찌보면 바로 이러한 한나라당의 좁은 시각 때문에 지금까지 높은 지지도에 비해서 대통령 선거는 연달아 패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2) 한명숙 총리후보자와 이명박 시장을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시각


결국 이해찬 총리는 사퇴하고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노무현 대통령은 한명숙 의원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습니다. 이제 남은 수순은 한명숙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인준 절차입니다. 여기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특별하게 반대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후보자로 지명된 첫날부터 ‘당적 포기’라는 카드를 제시했습니다. 한명숙 총리가 당적을 포기해야만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적 포기가 공허한 메아리로 여겨지는 이유는,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점유하고 있는 서울시장과 그밖의 자치단체장들의 당적 보유와 차이성 때문입니다.


정치적 중립을 그렇게 원한다면, 한나라당 소속으로 시장을 하거나 도지사를 하는 사람들의 당적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아직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한나라당의 궁색한 논리는 아마도 ‘총리와 시장은 다르다’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명박 시장이 자신의 테니스는 골프와 다르다고 말한 것이 한나라당의 심금을 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아가서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 싶습니다.


3) 건전한 비판과 진정한 화합과 상생을 위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당적 포기’가 설득력이 없다는 인식을 하면서, 사상 검증을 비롯해서 흠집을 찾아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흠집을 찾아내는 노력 대신에 한명숙 후보자가 보다 훌륭한 총리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질문이나 대안을 제시한다면,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시각은 180도 달라질 것입니다.


적을 내세워주면서 실상은 자신의 실리를 채우는 것이 고도의 전략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한나라당의 관계자는 이해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높은 것은 한나라당이 잘해서 올라간 것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모습이 효과적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해서인 것은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론이 도와주고 지방 자치단체장들이 도와주는 한나라당이 어렵게 다가온 기회를 소모적인 상대방 깎아내리는 데 활용한다면, 나중에 다시금 대선 패배라는 수순을 밟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찌보면 이미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통령이 된 것처럼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