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료/세상 이야기

의원님들... 무기명투표라 안심하셨나요?

*미카엘* 2006. 4. 6. 16:56

1) 최연희 사퇴 결의안 국회 통과...


결국 국회는 6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원최연희사퇴촉구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해 총투표수 260, 찬성 149표, 반대 84표, 기권 10표, 무효 17표로 가결 처리했습니다. 물론 이 결의안이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최연희 의원이 이미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사퇴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어, 결의안 통과가 실제 최 의원의 사퇴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따라서 향후 국회의 대응에 관심이 몰릴 것 같습니다. 결의안 주문에는 '최연희 의원이 결의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회는 제명에 필요한 진상조사 등 보다 강도 높은 조치를 강구하기로 한다'고 명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발의자 두명은 어디로?


최연희 의원에 대한 사퇴 결의안의 공동발의자는 야 4당 원내대표를 포함해 151명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최소한 찬성표가 151표는 나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149표가 나온 것입니다. 두명이 어디로 갔을까요?


최소한 자신이 포함된 의사 결정에는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의 바른 모습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의자 명단에는 올랐지만 정작 투표할 때 슬그머니 빠진 두 명이 누구인지 밝힐 수 있으면 밝혀서 다시는 그런 무책임한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차라리 발의자 중 두명이 이번 회의에 불참하고 나머지는 전원 참석했기를 바래봅니다. 그렇다면 발의자들만이 사퇴 결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기명투표와 동일한 효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용감한(?) 반대자 84명, 기권자 10명, 무효자 17명...


이번 결의안에 대해서 84명이 반대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국회의 도덕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공개 투표였다면 과감하게 반대표를 던질 수 있었을까요? 또한 이것은 소신이나 용감한 행동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비겁한 행동입니다. 정치적 소신이 있다면 당당하게 ‘내가 반대했다’라고 주장할 수 있을텐데... 아마 당사자들은 이번 반대 의사에 대해서 무덤까지(!) 비밀로 할 것입니다.


아울러 기권표 10명, 무효표 17명도 반대자 그룹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차마 반대표를 던지지 못했을까요?


4) 무기명 투표지만 대충 감 잡을 수 있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없는 한, 이번 투표는 거의 기명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다행스럽게 투표 결과 찬성표가 사퇴 결의안을 발의한 사람들과 비슷하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발의한 사람들이 100% 참석한 것을 가정할 때는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바라기는 발의한 사람들 중에서 이번 회의에 두명이 불참했기를 바래보지만 그것은 나만의 소박한 바램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의자가 아닌 참석자들은 대부분 이번 최연희 의원의 사퇴결의안에 대해서 반대 입장이거나 관심이 없다는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국회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것입니다. 잘못한 사람을 그런 식으로 감싸주는 것은 절대로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왜 그런 것을 모르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