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료/세상 이야기
선거가 끝나고 난 뒤...
*미카엘*
2006. 6. 2. 17:33
선거가 끝나고 난 뒤...
승자도 패자도 하나가 되기를...
=-=-=-=-=-=-=
531 지방 선거가 끝나고 다시금 일상의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문득 옛날 대학가요제 수상곡인 ‘연극이 끝나고 난 뒤’라는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음악 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젠 다 멈춘 채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배우는 무대 옷을 입고 노래하며 춤추고 불빛은 배우를 따라서 바삐 돌아가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버리고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중략)”
후보자들은 선거 운동 기간동안 모두들 열심히 뛰었습니다.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비롯해서 그야말로 유권자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서 열심히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두들 최선을 다했지만 당선의 기쁨을 누리는 후보자들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후보자들이 더 많습니다.
아마 열심히 뛴 후보자들이 위의 노래를 들으면 어떤 심정이 들까요?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밤잠을 설쳐가면서 고민하고 생각했는데 유권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것이 어쩌면 야속할지도 모릅니다. 다른 후보자들보다 부족한 것이 없는데 뽑히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좌절감도 느낄 것입니다.
유권자들 중에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을 때 억울하고 좌절감을 느끼는데, 후보 당사자는 오죽하겠습니까? 숫자상으로는 패했지만 최선을 다한 후보자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모두 다 아낌없는 박수를 쳐줄 수 있는 국민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선거는 별로 치열하지도 않은 싸움이었습니다. 이미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한나라당의 압승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에 시작부터 싱거운 싸움이었습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저마다 선거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합니다. 그리고는 나름대로 지방선거 이후의 정치권의 변화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전망하기도 합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지긋지긋하게 구경했던 선거 현수막 중에서 몇 개만 남겨놓고 거의 다 철수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포스터가 나붙은 곳도 있습니다. 선거 이후의 마무리는 누가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당선된 사람 중에 당선에 대한 감사의 현수막을 미리 준비해 놓았는지 벌써부터 붙여놓은 것도 발견했습니다. 낙선된 사람 중에서 부지런한 사람은 국민의 지지에 감사하다는 현수막을 붙여서 깨끗한 패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승자에게는 아군과 함께 패자를 감싸안는 너그러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몇몇 보수적인 논객들은 승리에 도취된 나머지 패자들은 모조리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조갑제 기자의 표현을 빌리면, “노 정권이 좌경모험주의를 여기서 끝내지 않고 무리를 해서 더 나아간다면 종착역은 법정이나 감옥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엄격한 흑백논리는 사람들에게 증오감을 부추깁니다. 나는 무조건 선하고 상대방은 무조건 악하다는 주장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이후에 국민들의 무관심은 후보자의 이름도 모르고 당을 보고 찍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옛날 요순 시대에는 지도자가 누군지 모르는 시대가 태평한 시대라고 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의 지방자치 시대는 정말로 태평성대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지역의 구의원, 시의원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던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우리 지역의 구의원, 시의원으로 당선된 사람이 누구인지 올바르게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아마 당선된 사람의 당명은 올바르게 알고 있을지라도 그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를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당선된 후보자는 선거 운동 기간 보다 더 열심히 국민들을 찾아다니고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쟁자였던 다른 후보자들의 주장 중에서도 올바른 의견은 수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나머지 후보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지지해 준 국민들의 마음을 외면하지 말고 지역과 국가를 위해서 자신들만의 역할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시 시작하는 대한민국은 그렇게 올바른 정신을 소유한 사람들에 의해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승자도 패자도 하나가 되기를...
=-=-=-=-=-=-=
531 지방 선거가 끝나고 다시금 일상의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문득 옛날 대학가요제 수상곡인 ‘연극이 끝나고 난 뒤’라는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음악 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젠 다 멈춘 채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배우는 무대 옷을 입고 노래하며 춤추고 불빛은 배우를 따라서 바삐 돌아가지만 끝나면 모두들 떠나버리고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중략)”
후보자들은 선거 운동 기간동안 모두들 열심히 뛰었습니다.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비롯해서 그야말로 유권자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서 열심히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두들 최선을 다했지만 당선의 기쁨을 누리는 후보자들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후보자들이 더 많습니다.
아마 열심히 뛴 후보자들이 위의 노래를 들으면 어떤 심정이 들까요?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밤잠을 설쳐가면서 고민하고 생각했는데 유권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것이 어쩌면 야속할지도 모릅니다. 다른 후보자들보다 부족한 것이 없는데 뽑히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좌절감도 느낄 것입니다.
유권자들 중에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을 때 억울하고 좌절감을 느끼는데, 후보 당사자는 오죽하겠습니까? 숫자상으로는 패했지만 최선을 다한 후보자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모두 다 아낌없는 박수를 쳐줄 수 있는 국민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선거는 별로 치열하지도 않은 싸움이었습니다. 이미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한나라당의 압승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에 시작부터 싱거운 싸움이었습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저마다 선거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합니다. 그리고는 나름대로 지방선거 이후의 정치권의 변화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전망하기도 합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지긋지긋하게 구경했던 선거 현수막 중에서 몇 개만 남겨놓고 거의 다 철수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포스터가 나붙은 곳도 있습니다. 선거 이후의 마무리는 누가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당선된 사람 중에 당선에 대한 감사의 현수막을 미리 준비해 놓았는지 벌써부터 붙여놓은 것도 발견했습니다. 낙선된 사람 중에서 부지런한 사람은 국민의 지지에 감사하다는 현수막을 붙여서 깨끗한 패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승자에게는 아군과 함께 패자를 감싸안는 너그러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몇몇 보수적인 논객들은 승리에 도취된 나머지 패자들은 모조리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조갑제 기자의 표현을 빌리면, “노 정권이 좌경모험주의를 여기서 끝내지 않고 무리를 해서 더 나아간다면 종착역은 법정이나 감옥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엄격한 흑백논리는 사람들에게 증오감을 부추깁니다. 나는 무조건 선하고 상대방은 무조건 악하다는 주장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이후에 국민들의 무관심은 후보자의 이름도 모르고 당을 보고 찍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옛날 요순 시대에는 지도자가 누군지 모르는 시대가 태평한 시대라고 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한다면 대한민국의 지방자치 시대는 정말로 태평성대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지역의 구의원, 시의원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던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우리 지역의 구의원, 시의원으로 당선된 사람이 누구인지 올바르게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아마 당선된 사람의 당명은 올바르게 알고 있을지라도 그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를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당선된 후보자는 선거 운동 기간 보다 더 열심히 국민들을 찾아다니고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쟁자였던 다른 후보자들의 주장 중에서도 올바른 의견은 수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나머지 후보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지지해 준 국민들의 마음을 외면하지 말고 지역과 국가를 위해서 자신들만의 역할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시 시작하는 대한민국은 그렇게 올바른 정신을 소유한 사람들에 의해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