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료/2006년 월드컵

[월드컵 21] 세르비아, "지역예선과 본선은 다르다..."

*미카엘* 2006. 6. 17. 16:57

세르비아, "지역예선과 본선은 다르다"
[비전문가의 월드컵 관전 소감 21] C조, 아르헨티나 vs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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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독일월드컵 조추첨 결과 아르헨티나,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네덜란드가 C조에 속하자 축구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죽음의 조’라고 평가했습니다.

월드컵에서 처음 출전한 코트디부아르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어떻게 평가했기에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에 못지 않은 전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마도 코트디부아르는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의 빅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을 높이 평가한 것 같고,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유럽 지역예선에서 실점을 하나밖에 안한 최고의 수비력이 높이 평가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코트디부아르를 2-1로 격파한 아르헨티나가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만났을 때 대등한 경기는 아니더라도 아르헨티나가 힘겹게 승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기를 이길 수 있는 득점력에서는 뒤지지만 비길 수 있는 수비력은 갖추고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상외로 아르헨티나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애처로울 정도로 몰아붙여서 6-0 대승을 거뒀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들조차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점수차였습니다.

아르헨티나는 6분 로드리게스, 31분 캄비아소, 41분 로드리게스가 연속으로 골을 성공시켜 전반전을 3-0으로 앞서나갔습니다. 반면 세르비아는 전반전에 유효슈팅이 단 한 개도 없는 무기력한 공격을 보여 일찌감치 경기의 승패가 판가름 나버렸습니다.

후반전 들어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후반 20분께 간판공격수 마테야 케주만의 퇴장으로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이후 경기의 분위기는 완전히 아르헨티나가 장악했고,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전의를 상실한 듯 지역예선에서의 탄탄한 수비 조직력은 찾아볼 수 없었고 경기가 끝나기만을 바라는 듯 했습니다.

후반 33분 크레스포, 39분 테베스, 43분 메시의 득점으로 후반전에도 전반전과 같은 세골을 넣은 아르헨티나는 6-0이라는 엄청난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게 됐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무서운 공격력은 확실하게 입증된 것 같습니다. 지난 2002년에 1라운드 탈락이라는 좌절을 겪은 아르헨티나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은 물론 20년만에 우승까지도 넘보는 강력한 전력을 과시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경기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감독이 경기후 소감에서 밝혔듯이 ‘지역예선과 본선은 확실히 다르다’라는 사실을 축구 전문가들에게 알려준 셈이 됐습니다.

지역 예선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고 본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질 것입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가 지역예선에서 보여준 좋은 경기력을 본선에 그대로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아마도 지역예선 이후 곧바로 본선을 치렀어야 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명함을 내밀 수 있어도 세계의 모든 대륙에서 올라온 팀들과 경기는 워낙 수준차이가 많기 때문에 그것도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6-0으로 꺾은 아르헨티나는 기분좋은 2연승의 상승 분위기를 16강 이후까지 이어나가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같은 조에서 남은 네덜란드와의 경기를 어떻게 치르는가가 또 다른 관심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의 경기는 자칫 김빠진 경기가 될 수 있지만,조별리그 경기 가운데에는 초고의 매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6-0의 치욕적인 패배로 가라 앉은 분위기를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강팀이 즐비한 조였다는 사실로 위로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남은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 자존심을 살릴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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