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3] 앙골라, "아프리카의 자존심은 우리가 지킨다!"
앙골라, "아프리카의 자존심은 우리가 지킨다!"
[비전문가의 월드컵 관전 소감 23] D조, 앙골라 vs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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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2006년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는 토고, 가나, 코트디부아르, 앙골라, 튀니지로 총 5개의 나라입니다. 전통적으로 아프리카에서 강팀으로 분류되는
팀들을 격파하고 본선에 오른 아프리카의 다섯 개 나라에 대해서 본선 진출에 대한 전력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팀들이지만 월드컵의 경험이 거의
없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험이 없기 때문에 위기 관리 능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반면 베일에 가려진
팀들이기 때문에 의외의 성적을 낼 수 있는 가능성도 있는 것이 처음 출전한 팀들이 가지고 있는 변수 중의 하나입니다.
조별리그
1라운드를 진행한 결과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국가들이 비교적 고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월드컵이라는 커다란 대회에서 ‘경험을 쌓은 팀들이
가지고 있는 관록’이 승패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도 무시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 경기에 있어서 ‘징크스’와 ‘경험’은
경기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라운드를 진행한 결과, 아프리카에서 본선에 진출한 팀들은 1무(튀니지)
4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모두들 상대팀들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하거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긴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선전하고 밀어붙이기도
했는데,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거둔 것은 실력의 차이도 있겠지만 경험의 차이도 있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지역예선에서 나이지리아를 격파하고 올라온 앙골라는 그야말로 국제대회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팀이었습니다. 나이지리아가 세계
축구계에서 아프리카의 돌풍을 주도해 왔기 때문에, 나이지리아를 격파하고 올라온 앙골라가 호락호락하게 당할 팀이 아니라는 사실은 조별리그 첫
경기인 포르투칼과의 경기에서 입증이 되었습니다.
포르투칼에게 아깝게 0대 1로 패한 앙골라가 두 번째로 만난 팀은 D조의 톱시드를
배정받은 멕시코였습니다. 멕시코는 이란에게 3대 1로 승리하고 기분좋은 출발을 보인 팀이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멕시코의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였지만 역시 멕시코와 앙골라의 경기는 ‘축구공은 둥글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경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앙골라의 골키퍼
주앙 히르카누는 소속팀도 없는 거의 무명의 선수에 가까웠지만 멕시코의 일방적인 공격을 막아내어 팀의 무승부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습니다.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겨놓고 앙골라의 선수 한명(안드레)이 퇴장당하는 바람에 숫적인 열세로 멕시코의 공격을 막아야 했던 앙골라는 끝까지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더욱 귀한 무승부였다고 생각합니다.
1무 1패를 기록하게 된 앙골라와 1승 1무를 기록하게
된 멕시코는 명암이 엇갈렸습니다. 앙골라는 비교적 손쉬운 이란과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멕시코는 쉽지 않은 상대인 포르투칼과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앙골라의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남은 아프리카 팀들보다 비교적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보다 전력으로는 대등할지 모르지만 처녀출전국 중심으로 구성된 아프리카 팀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앙골라의 존재는 아프리카의 자존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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