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료/2006년 월드컵

[16강전] 멕시코, "졌지만 잘 싸웠다..."

*미카엘* 2006. 6. 26. 00:12

멕시코, "졌지만 잘 싸웠다..."
[16강전] 아르헨티나 vs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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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경기만 놓고 본다면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는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죽음의 조에서 코트디부아르를 2대 1로 격파하고, 막강 수비력을 자랑하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6대 0으로 제압하면서 공격력이 검증된 반면, 멕시코는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16강에 올라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축구 경기는 항상 상대적이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도 조심스럽게 예측해야 했습니다. 오히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진다는 평가를 받는 멕시코가 마음을 비우고 부담없는 경기를 한다면 의외의 대어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전혀 허황된 꿈은 아니었습니다.

전반 초반에 멕시코는 아르헨티나라는 대어를 잡기 위해서 놀라운 스피드로 몰아붙였습니다. 전광석화같은 멕시코의 공격은 아르헨티나를 압도하였고, 멕시코의 거센 공격에 밀리던 아르헨티나는 전반 6분경 멕시코의 수비수 마르케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이른 선제골은 오히려 아르헨티나에게 약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실점 4분만인 전반 10분경 동점골을 성공시켰습니다. 리켈메의 발을 떠나 멕시코의 골문 근처로 날아온 공이 멕시코의 수비수 보르게티의 머리를 맞고 골대로 들어간 것처럼 보였지만, FIFA 공식기록으로는 보르게티와 같이 뛰어오른 크레스포의 득점으로 인정했습니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빠른 시간에 동점골을 넣지 못했더라면 경기를 상당히 어렵게 끌고 갈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16강전 첫 경기에서 독일에게 선제골을 빼앗긴 스웨덴이 어려운 경기를 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아르헨티나로서는 선제골을 빼앗긴 이후 곧바로 반격에 나서 동점골을 넣은 것이 다행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동점의 상황에서 양팀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서 안간힘을 쏟았지만 후반전 45분이 지날때까지 양팀은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고 1대 1로 비긴채로 연장전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경기의 주도권은 점차 아르헨티나에게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골든골 제도가 없어졌기 때문에 양팀은 연장전 30분을 뛰어야 하는 체력전에 돌입했습니다.

연장 전반 8분경 아르헨티나의 로드리게스의 그림같은 슛이 멕시코의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스코어는 2대 1, 아르헨티나가 리드하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매정하게 아르헨티나를 무시했던 승리의 여신은 아르헨티나에게 미소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멕시코는 동점골을 넣기 위해서 안간힘을 쏟았지만 시나의 회심의 슛이 무위로 끝나면서 아쉽게 16강전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습니다.

멕시코는 비록 졌지만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벼랑까지 몰고 갔다는 점에서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조별리그에서 그다지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멕시코가 아르헨티나를 맞이하여 연장까지 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르헨티나로서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이후 감격의 16강 진출을 이루었고, 멕시코와의 힘든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8강에 합류했습니다. 치열한 사투 끝에 8강에 오른 아르헨티나로서는 8강의 상대가 개최국 독일이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감을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전후반 90분, 연장전 30분을 뛰는 바람에 체력을 많이 소진했고, 독일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스웨덴전에서 드러났으며, 독일은 개최국이라는 또 하나의 유리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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