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크라이나를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다...
우크라이나를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다...
탈락한
억울함을 보상받기 위해서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나를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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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통해서 인연을
맺게 된 경우를 우리는 가끔 보게 됩니다. 그 인연은 대부분 안좋은 감정으로 시작됩니다. 골을 넣어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때론 반칙도
있고 서로 불필요한 충돌이 감정의 골을 깊게 하면서 인연을 악연으로 만들어 갑니다. 축구를 통해서 민족적인 감정을 표출하기도 하고 새로운 감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지역예선에서 탈락하거나 본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들은 자신들의 억울함(?)을 보상받을 길을 나름대로
모색하기도 합니다. 자신들을 탈락시킨 팀을 꺾어줄 정의의 사도(?)가 나타나기를 갈망하면서 나머지 경기에 관심을 가지기도
합니다.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스위스에게 패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이 경기 하나로
인하여 스위스에 대한 국민적인 감정이 일순간 나빠지기도 했습니다. FIFA 홈페이지가 한국에서의 접속을 차단할 정도로 네티즌의 게릴라 활동이
왕성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억울하고 원통하다고 해도 재경기는 없기 때문에 한국의 축구팬들은 우리를 탈락시킨 스위스가 잘되는 꼴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6강전 ‘스위스와 우크라이나’의 경기는 관심의 대상으로 급부상하였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우크라이나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지만 어쨌든 스위스를 격파해주기를 바랬습니다.
물론 이것이 온 국민의 한결같은 바램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를 꺾은
스위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스위스가 심판의 공정한 판정 속에서 우리를 이겼다면 오히려 스위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심판 때문에 우리의 많은 사람들이 스위스가 아닌 다른 팀을 응원하게 된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얼떨결에 스위스와 16강에서 맞붙은 바람에 한국 사람들의 응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승리한 우크라이나에게는 대진표 상으로 8강전에서 이탈리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탈리아는 히딩크 감독의 호주를 종료직전
페널티킥으로 이긴 팀이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는 한국 사람의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호주를 응원했기
때문에 이탈리아가 석연찮은 판정으로 호주를 꺾고 8강에 오른 것이 또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의
8강전을 관전하면서 한국의 축구팬들 중 대다수는 이탈리아보다는 우크라이나를 응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다가 당사자인 호주 역시
이탈리아보다는 우크라이나를 응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다크호스라는 평가는 받고 있지만 워낙 상대가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기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이기는 것을 흥미롭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의 많은 축구팬들은 이탈리아보다는 우크라이나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팀을 응원할
예정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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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한겨레, 시골아이고향에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