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료/여행 이야기

[안녕 캐나다 ⑥] “이게 관광이야 마라톤이야?”

*미카엘* 2006. 12. 4. 09:46
“이게 관광이야 마라톤이야?”
[안녕 캐나다 ⑥] 오타와 관광 - 연방 의사당, 총독관저

캐나다의 수도는 오타와입니다. 영국인 바이에 의해서 형성된 자그마한 도시로 ‘바이타운’이라고 불리다가 오타와 강의 이름을 따서 오타와로 개칭되었다고 합니다. 1858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수도로 결정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전 수도인 킹스턴이 너무 미국과 인접해 있어서 안보적인 문제를 고려하고, 영국인들과 프랑스인들의 치열한 수도 유치 경쟁 속에서 절충안을 내놓기 위해서 온타리오 주와 퀘벡 주의 경계선에 있는 오타와를 수도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도시는 상당히 복잡하고 인구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할 것입니다. 그러나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는 생각보다 복잡하지도 않고, 인구도 많지 않고 조용한 느낌이 드는 도시였습니다. 캐나다는 10개의 주와 3개의 준주로 구성된 연방 국가이기 때문에 연방 정부보다는 각 주의 정부가 복잡하고 어려운 행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방 정부는 최대한 각 주의 독자적인 자치권을 인정하면서 대외관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박 3일의 짧은 캐나다 동부 여행의 마지막 날 오전에도 날씨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가 타고 다니던 버스가 약간 문제가 생겨서 아침 일찍 수리를 하고 오는 바람에 계획된 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출발해야 했습니다. 이날 둘러볼 곳은 다 둘러보지만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로 둘러보아야 했습니다.

우리가 서둘러 도착한 곳은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의 연방의사당이었습니다. 우리는 그야말로 거의 뛰다시피 하면서 연방의사당을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관광인지 마라톤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남은 건 사진밖에 없다는 생각에 달리다가 사진 찍고 다시 달리다가 사진 찍으면서 연방의사당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연방의사당의 주변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짧은 역사를 이런 동상들로 커버하려는 노력으로 보였습니다.

생각보다 연방의사당이 넓어서 한 바퀴를 돌고나니 다른 곳은 구경할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연방의사당 바로 옆에 있는 호텔은 가이드가 한번 가보라고 추천했지만 힘들어서 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그 호텔은 영화 <타이타닉>을 보면 배가 침몰할 때 차마 남편을 두고 구명보트에 탈 수가 없어서 함께 죽음을 택하는 노부부에 대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바로 그 노부부가 호텔의 주인이었으며 오늘날은 그 노부부의 자손들이 운영한다고 합니다. 또한 그 호텔에는 처칠 수상의 일그러진 표정의 사진이 있어서 관광객들이 구경하기 위해서 자주 들른다고 합니다.


▲ 우리를 2박 3일동안 태우고 다닌 코치 버스... 둘째날 저녁에 와이퍼가 고장났습니다... 그래서 마지막날 새벽에 수리하느라 출발이 2시간 늦어졌습니다...
ⓒ 이인배



▲ 오타와에 있는 연방의사당 건물...
ⓒ 이인배



▲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동상
ⓒ 이인배



▲ 연방의사당 뒤로 흐르는 오타와 강... 건너편은 퀘벡 주입니다...
ⓒ 이인배


연방의사당 건물과 벽을 보면 마치 불에 타서 검게 그을음이 일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불에 탄 것이 아니라 재료 자체가 원래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 연방의사당 벽... 불에 타서 검은 그을음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 이인배


거의 달리다시피 연방의사당을 한 바퀴 돌아본 우리들은 곧장 점심을 먹은 후에 캐나다 총독이 사는 총독 관저(리도 홀)로 향했습니다. 캐나다의 총독은 영국 여왕이 임명하는데, 여왕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총독에 임명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자치권을 선언한 이후에도 영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어가고 있는 캐나다를 보면서 일본의 식민지 시대를 경험했던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영국 여왕이 임명하는 총독이 머무는 관저...
ⓒ 이인배


총독은 그야말로 상징적인 존재일 뿐 별로 하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모든 일은 수상이 다 알아서 하고 총독은 형식적으로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지만, 총독에 대한 대우는 각별하다고 합니다.

총독 관저에는 각 나라의 지도자가 방문한 흔적을 쉽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총독 관저 영내에 각 나라의 지도자가 방문했다가 심고 간 나무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들이 방문했다가 심어놓고 간 나무들도 있었습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캐나다에 방문해서 심고 간 나무... 선택한 나무가 캐나다 환경에는 잘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근처에는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심고간 나무가 있습니다.
ⓒ 이인배



▲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심고 간 나무...
ⓒ 이인배



▲ 총독 관저 구석에 세워져 있는 조형물...
ⓒ 이인배


총독관저를 둘러본 후, 오타와를 떠나 토론토로 향하는 도중에 캐나다의 건강식품에 대한 견학(?) 시간이 있었습니다. 좋게 보면 건강에 대한 좋은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나쁘게 보면 여러 군데 구경시켜주고 약을 사도록 하는 상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하튼 모든 일정을 끝내고 다시 토론토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가 훨씬 넘어서였습니다. 후배가 살고 있는 기숙사에 도착하니 거의 10시가 다 되었습니다. 날씨와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더욱 환상적인 여행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번 캐나다 동부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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