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차 안전교육 받으셨나요?"
“가스차 안전교육 받으셨나요?”
현실적으로 불필요한 교육이 될지도 모르는 가스안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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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데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한때 경유차가 인기가 있었지만, 경유값도 만만찮게 올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스차(LPG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또한 차를 새로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LPG 차에 대한 관심이 깊었고 마침 새로 등장한 차종(뉴카렌스)이 마음에 들어서 큰 맘 먹고 가스차를 구입하게 되었다.
가스차를 소유하려면 일단 두 가지의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첫째로, 가스차는 일반 주유소가 아닌 충전소에서 가스를 충전해야 하는데, 우선 충전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항상 내 차의 충전된 상황을 체크하면서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도 최근에는 충전소가 많이 생겨서 그다지 걱정할 일은 아니다. 두 번째로, 가스차 운전자들이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가스차 운전자는 반드시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것을 위반할 경우에는 벌금이 부과된다고 관련 법규에 나와 있다. 불법으로 구조변경을 할 경우 300만원,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을 경우 20만원의 과태료를 내도록 정해져있다.
차를 구입하기 전부터 가스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타고난 귀차니즘으로 인해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여러 달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날, 무심코 아내에게 ‘가스차 안전교육 안 받았다가 걸리면 벌금 내는데, 단속하는 경우를 못봤다’고 이야기했다가 그 이후부터 안전교육 빨리 받으라는 잔소리를 매일 듣기 시작했다.
아내는 매일 교육을 받겠다고 약속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나를 위해서 특별히 회사를 하루 쉬는 날, 안전교육을 같이 받으러 가자고 했다. 가스차 소유주뿐만 아니라 가스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모두 안전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신도 받겠다는 것이다.
사실 아내는 나보다 훨씬 빨리 면허를 땄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운전을 해 본 역사가 없다. 아내는 혹시 자기도 운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미리 받아두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인터넷으로 안전교육 장소를 확인했는데, 현장에서 접수하고 곧장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서 교육장으로 향했다. 교육비는 10,500원이었다.
생각보다 교육을 받으러 온 사람들은 꽤 있었다. 약 40명 정도 들어가는 강의실이 교육생으로 꽉 찼다.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자가 들어와서 가스 안전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다. 그 중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작년까지는 3시간이던 교육시간이 올해부터는 2시간으로 줄어들었다는 내용이었다.
본격적으로 강의가 시작되어 2시간의 강의를 들었다. 학교를 졸업한 지 몇 년만에 들어보는 강의여서 나름대로 감회가 새로웠다. LPG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상식과 관리법에 대한 강의로 나름대로 유익한 강의였다. 그리고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안전교육 단속은 일반 도로에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 충전소에서 불시에 실시한다는 것이었다(물론 지금까지 충전소에서 단속에 걸렸다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2시간의 강의가 끝난 이후, 각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이수증을 나눠주었다.
‘위 사람은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도시가스사업법의 규정에 의한 전문·특별교육을 이면의 기재사항과 같이 이수하였음을 증명함.’
주의사항
1. 본 이수증은 항상 휴대하고 관계인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이를 제시하여야 합니다.
2. 전문교육 이수자는 본 이수증과 국가기술자격증(양성교육 이수증 포함)을 반드시 소지해야 합니다.
요즈음 아내는 가스차 운전하는 사람에게 가스 안전교육을 받았느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받지 않았으면 빨리 받으라고 친절하게 알려주기도 한다. 가스 안전교육의 전도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항상 휴대하고 다녀야 한다는 아내의 이수증은 현재 우리집 책상 서랍에서 주인의 휴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가스 안전교육이 꼭 필요하다면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안내해야 할 것인데, 실정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현 상황으로는 적극적으로 교육을 받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교육을 받지 않고도 가스차를 몰고 다니기도 한다. 꼭 단속이 두려워서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혹시 모르는 사고를 대비해서 가스차 운전자들이 꼭 받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 중에서 가스 안전교육을 받지 않아서 벌금을 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예전에 가스 안전교육을 받은 사람이 몇 년 동안 검사조차 하지도 않았다는 이야기도 해 주었다.
“교육을 받은 지가 3년이 넘었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검사하지 않았어.”
“대한민국의 교통 경찰이 가스차 안전교육을 받았는지 안받았는 지를 검사하고 다닐 정도로 한가하지는 않을꺼야.”
실제로 가스차 안전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가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에게 있어서 안전교육의 필요성은 우리의 안전보다는 단속에 초점이 있다. 가스차 안전교육에 대한 단속을 한다고 하면 모든 가스차 운전자들은 당연히 교육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안전교육의 실시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들이 참 많이 있다. 안전교육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이라면, '가스차 안전교육'은 전혀 불필요한 교육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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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안전공사(http://www.kgs.or.kr/)에 가시면 LPG 차량의 안전교육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있습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 U포터뉴스, 시골아이고향에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