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타고 떠나는 노무현 대통령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서민적인 이미지를 보여준 노무현 대통령이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의 임기 내내 기득권 세력에 의해서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처음에 계획했던 개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떠나가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퇴임하는 대통령들이 대부분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것을 보면서 이제 당선되어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은 나중에 퇴임할 때 현재의 지지도를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물론 시작 전부터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과 떠나가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뉴스에서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비록 고속열차(KTX)를 타고 고향으로 떠났지만, 정작 여의도를 떠날 때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그것도 우리나라 차가 아니라 ‘벤츠’더군요...
그 차를 노무현 대통령이 선택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경호원이 열어준 벤츠 승용차에 탑승하는 모습은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노무현 대통령의 서민적인 이미지에 조금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이후부터 줄곧 언론을 통해서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로 부각되었습니다.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대통령이었지만 어떤 집단, 어떤 언론에게는 대통령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대통령이었습니다. 벤츠에 탑승하는 모습은 그렇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마지막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이후에 KTX에 탑승해서 인터뷰하는 모습이 TV에 나왔습니다. 그제서야 제대로 몸에 맞는 옷을 입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결 자유롭고 편한 모습의 노무현... 5년 동안 맞지 않은 옷을 입었지만 최대한 노력하고 나름대로 국가를 위해 헌신한 그의 업적에 대해서 역사적 평가가 제대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민의 환영을 받으며 청와대로 향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에쿠스를 탄 것 같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일행이 탄 승용차의 맨 마지막이 아마 BMW였을 겁니다. 노무현에게는 어울리지 않던 외제차가 이명박 일행에게는 왜 그다지도 어울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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