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야기 41] 축구 변방의 희망으로 떠오른 북한
[제8회 월드컵] 1966년 제8회 월드컵 지역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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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6년 제8회 월드컵
1966년 제8회 월드컵은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가 개최하기로 되었다. 개최국 잉글랜드와 전 대회 우승국인 브라질이 본선에 자동 진출하였고, 나머지 14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열띤 지역예선이 거행되었다.
14장의 본선 티켓은 유럽에게 9장, 남미에게 3장, 북중미에게 1장, 그리고 나머지 한 장의 티켓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최종 승자가 차지하기로 되어 있었다. 여전히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FIFA에 의해서 푸대접을 받고 있었는데, 아프리카의 팀들은 모든 경기를 포기하며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 유럽의 지역예선
유럽의 치열한 예선을 통과한 나라는 불가리아, 서독, 프랑스, 포르투갈, 스위스, 헝가리, 소련, 이탈리아, 스페인이었다.
이들 중에 2년 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3위이자 올림픽 챔피언인 헝가리와,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국인 스페인, 그리고 준우승국인 소련이 예상대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올랐던 덴마크는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다. 덴마크는 유럽 지역예선 7조에서 소련, 웨일즈, 그리스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유럽 지역예선에서 행운을 얻은 팀은 불가리아였다. 그들은 유럽 지역예선 1조에 속했는데 벨기에와 3승 1패로 동률을 이루었다. 벨기에(+8)는 골득실에서 불가리아(+3)보다 앞서 있었다. 그러나 승점이 같은 경우 플레이오르를 치러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양 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었고, 결국 제3국인 이탈리아에서 불가리아가 벨기에를 2-1로 누르고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다른 어떤 팀보다 감격적인 순간을 경험한 팀은 포르투갈이었다. 그들은 한 번도 본선에 오른 적이 없는 팀이었는데, 유럽 지역예선 4조에서 강자들(체코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터키)과 만나게 되었다. 특별히 체코슬로바키아는 4년 전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였고, 2년 전 올림픽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국이었다. 그러나 에우제비오를 내세운 포르투갈은 4승 1무 1패로 체코슬로바키아(3승 1무 2패)를 따돌리며 첫 본선진출의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하였다.
예선 8조의 이탈리아는 마지막까지 본선 진출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었다. 스코틀랜드와의 마지막 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양 팀은 3승 1무 1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스코틀랜드에게 패한 적이 있었지만 마지막 경기가 홈경기라는 이점이 있었다.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 스코틀랜드를 3-0으로 꺾으며 본선 진출에 성공하였다.
예선 5조의 스위스는 알바니아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5조의 마지막 경기는 북아일랜드와 알바니아의 경기였다. 당시에 북아일랜드는 3승 1무 1패로 스위스(4승 1무 1패)를 뒤쫓고 있었다. 알바니아가 5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북아일랜드가 알바니아를 이길 경우 스위스는 북아일랜드와 플레이오르를 치를 수 밖에 없었다. 북아일랜드는 알바니아를 당연히 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알바니아의 무승부는 결국 스위스의 본선 진출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결과가 되었다.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영국에 속한 나머지 세 팀은 지역예선을 통하여 결국 본선 진출에 성공하지 못하고 말았다. 스코틀랜드는 이탈리아의 벽을 넘지 못했고, 웨일즈는 선전했지만 소련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말았다. 북아일랜드는 알바니아에게 충격의 무승부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 남미와 북중미의 지역예선
제1조에서 우루과이는 페루와 베네주엘라와 한 조가 되었다. 우루과이는 과거보다 전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평가를 받기 시작하고 있었지만, ‘썩어도 준치’라는 평가를 받으며 4승으로 1위를 차지하고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제2조의 칠레는 에콰도르, 콜롬비아와 한조가 되었다. 칠레는 비록 지역예선을 통과하기는 했지만 에콰도르와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힘겹게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4년 전 월드컵 3위인 칠레는 하마터면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할 뻔했다.
3조에서는 아르헨티나가 3승 1무로 파라과이, 볼리비아를 제치고 본선 진출에 성공하였다. 아르헨티나는 최근의 국제대회에서 형편없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여전히 남미에서는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브라질과 함께 남미 축구의 선두 주자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총 10개 팀이 참가한 북중미의 예선에서는 최종 라운드에 세 팀이 진출하였는데, 그 중에 멕시코가 자메이카와 코스타리카를 제압하며 북중미의 절대 강자의 이미지를 굳건히 하며 본선 티켓을 확보하였다.
# 축구 변방의 희망, 북한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여전히 축구의 불모지, 변방으로 인식당하고 있었다.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는 단 두장의 본선 티켓이 할당되었다. 북중미는 그나마 한 장의 티켓을 배정받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는 세 지역이 한 장의 티켓을 배정받는 차별 대우를 계속 받아야 했다.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에 속한 아프리카 팀들은 홈앤드어웨이 방식의 지역예선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본선 진출권을 유럽과 남미가 독점하면서 자신들의 지역에 한장도 배정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아프리카 팀들은 지역예선 참가를 모두 포기하여,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승자가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아시아의 대표는 북한이었고, 오세아니아의 대표는 호주였는데, 북한이 호주를 6-1, 3-1로 꺾으며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최종적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오세아니아의 대표가 된 북한으로서는 첫 번째로 참가한 월드컵 본선인 동시에 축구 변방의 자존심을 대변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맡게 되었다.
졸지에 축구 변방의 희망으로 떠오른 북한은 1947년 국제 시합에 처음으로 데뷔하였고, 1950년대 말부터 월드컵을 겨냥하고 대표팀을 단련시켜왔다. 그들의 일차적인 목표는 라이벌 한국을 뛰어넘는 것이었는데,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조직력에서는 뛰어난 팀으로 성장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본선 진출은 세계 축구팬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저 월드컵에 어쩔수 없이 한 자리가 할당된 약체들의 모임에서 어쩌다가 승자가 되어 본선에 합류한 팀으로 인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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