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신부가 기도를 마치는데, 창밖에 아이들이 떠들고 노는 바람에 분심이 들었다. 아이들을 쫓으려고 신부는 소리를 질렀다 :

"얘들아, 저 아래 강에 어서 달려가 보렴. 무시무시한 괴물이 숨을 쉬는데, 콧구멍으로 불꽃이 들랑거리는 게 보일 게다."

괴물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어느 새 온 마을에 쫙 퍼져, 너도나도 강 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자 본당 신부도 사람들 틈에 끼었다. 10리 밖의 강을 향하여 헐레벌떡 뛰어가며 신부는 생각했다 "

'실은 내가 이 얘기를 지어낸 건데... 그래도 또 누가 알아!'

남들에게 그 존재를 믿게 할 수 있게 되면, 우리가 지어낸 잡신을 우리가 믿기가 훨씬 쉬워진다.

==>> 앤소니 드 멜로 [종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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