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팀은 실력보다는 행운이 좌우한다?
월드컵
우승은 실력보다는 운을 타고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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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32개 나라가
경합을 벌인 2006 독일월드컵에서 최후의 남은 두 나라(이탈리아, 프랑스)가 우승을 놓고 한판 붙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 경기에서 이긴 나라가
진정한 세계 축구의 챔피언일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선뜻 대답하기를 꺼려할 것입니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우승권에 근접하다고 평가되는 팀들 중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독일 등은 결정적인 순간에 패함으로 결승까지의
토너먼트에서 탈락하였습니다. 4년만에 열리는 지구촌 축구 축제는 조별리그를 통과한 16강전 이후부터는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생존게임으로
둔갑해 버립니다.
이러한 생존게임에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은 점차 사라지고 오로지 승리를 위한 집착만이 남게 됩니다. 세계 최강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브라질의 감독이 ‘화려함보다는 승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세계 축구는 반드시 이겨야 대접을 받는다는 전쟁의 수준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역사는 승자를 오랫동안 기억합니다. 그러나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쟁취한 승리는 오히려 승자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것입니다. 오히려 졌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패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는 성숙한 축구팬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
2006년 독일월드컵은 유난히 심판의 오심에 대한 논란이 많았습니다. 특별히 심판의 판정 하나가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판은 전후반 90분동안 선수들과 같이 뛰어다니면서 경기에 대한 조율과 반칙에 대한 판정을 내립니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가질 수도 있고 인간이기에 판정이 애매모호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별히 선수들의 시뮬레이션 액션이나 심판의 눈을 속이는 반칙은
오늘날 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TV 중계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을 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판을 속일 수는 있어도 관중이나 시청자들을 속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로지 승리를 위해서 한순간 심판을 속일 수는
있지만, 관중들과 시청자들은 그것이 정당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의 승자는
월드컵의 우승을 함과 동시에 세계 축구의 챔피언이라는 칭호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정한’ 세계 축구의 챔피언은
아닙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한 번의 경기에서 패했다고 챔피언 자격이 박탈되는 현재 월드컵 경기 방식으로는 진정한 챔피언을 결정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축구에서 승패는 그날의 컨디션과 경기장의 분위기, 심판의 판정, 그리고 운이 많이 작용합니다.
조별리그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16강전 이후부터는 한순간이 방심이나 한순간의 운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나지만 패하는 경우도 있고,
실력은 다소 뒤지지만 행운의 승리를 거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월드컵에서 결승에 진출하는 팀에 대해서 잔인하게 말한다면, “그들은
실력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엄청난 행운을 가진 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세계축구연맹(FIFA)이 자신있게
내놓는 피파랭킹도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그다지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야말로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월드컵은
전세계 축구인의 축제입니다. 이것이 승리에 대한 열망이 집착의 수준으로 바뀌면서 축제는 즐겁지 않은 행사로 바뀌게 됩니다. 세계축구연맹이 보다
변화된 경기 운영 방식을 도입하지 않으면 우리는 4년마다 행운의 팀을 선택하는 로또 게임으로 월드컵을 즐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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