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20] 헝가리, 올림픽 3회 우승 달성
1968년 멕시코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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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올림픽 축구는 동유럽의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동유럽 국가들이 올림픽을 석권하면서 세계 축구의 흐름 역시 동유럽의 강세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계 축구를 양분하고 있던 유럽의 축구에서 철의 장막 너머 존재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들은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프로의 출전이 금지되고 있었던 올림픽 축구에서 남미 축구는 여전히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고, 서유럽 국가들 역시 같은 처지에 놓여있었다. 올림픽에서만큼은 동유럽 국가들이 남미 축구나 서유럽의 축구를 능가하고 있었다.
#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는 헝가리
1950년대 이후부터 헝가리는 세계 축구의 중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월드컵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1950년대 중반 이후 브라질의 등장하기까지 세계의 정상은 ‘무관의 제왕’ 헝가리가 차지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195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월드컵에서는 그다지 뛰어난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헝가리는 여전히 정상권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1958년 월드컵에서 충분히 4강도 가능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아깝게 웨일즈에게 밀려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고, 1962년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지만 체코슬로바키아에게 0-1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966년 월드컵에서는 최강 브라질을 격파하면서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소련에게 1-2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헝가리가 비록 월드컵 4강에는 들지 못했지만, 충분히 4강에 들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었고, 순간의 고비에서 승리의 여신에게 외면당하면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월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실력과 아울러 행운도 따라주어야 하는데, 헝가리는 그러한 행운과는 거리가 멀었다.
# 올림픽과는 인연이 많은 헝가리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던 헝가리를 위로하기라도 하듯, 승리의 여신은 헝가리에게 올림픽에서만큼은 호의적으로 대해주었다. 헝가리는 1952년 올림픽에서 푸스카스와 콕시스를 앞세워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그 이후 1956년 올림픽에서는 ‘헝가리 혁명’으로 참가할 수 없었고, 1960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1964년 올림픽에서 체코슬로바키아를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하여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두 번의 금메달(1952년, 1964년)과 한 번의 동메달(1960년)을 획득한 헝가리는 이미 올림픽 성적에서 우루과이(2회 우승)의 기록을 넘어섰다. 그리고 1968년 올림픽에서 우승할 경우 올림픽 2회 우승은 물론, 올림픽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나라로 올림픽 축구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디팬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1968년 멕시코 올림픽을 맞이하는 헝가리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었다. 국제대회에서 헝가리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던 소련이 본선에 참가하지 않은 것도 그들의 우승을 예상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되었다. 헝가리는 올림픽에서의 새로운 기록(3회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멕시코로 향했다.
# 헝가리, 결승을 향한 행진
헝가리는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에서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팀들과 한 조가 되었다. 이스라엘, 가나, 엘살바도르와 C조에 속한 헝가리는 2승 1무(득점 8, 실점 2)의 성적으로 당연히 조 1위를 차지하였고, 8강이 겨루는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였다.
헝가리의 준준결승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예상을 뒤엎고 체코슬로바키아를 따돌리고 D조 2위를 기록하며 올라온 과테말라였다. 10월 20일, 과테말라는 자신들의 실력 이상을 발휘하며 헝가리를 상대했지만 후반전에 한 골을 넣은 헝가리에게 0-1로 패하며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헝가리의 준결승 상대는 브라질과 프랑스를 따돌리고 올라온 복병 일본이었다. 일본은 이미 자신들의 실력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4강 진출). 돌풍을 일으키며 올라온 일본은 4강 진출이라는 위대한 업적 이후에 스스로 만족하며 10월 22일 헝가리와의 경기에서는 그 이전의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승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는 일본보다 헝가리가 강했다. 결국 헝가리가 5-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하였다.
# 헝가리, 올림픽 3회 우승을 달성하다.
헝가리의 결승 상대는 동유럽의 강호 불가리아였다. 불가리아는 조별리그에서 체코슬로바키아와 과테말라를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하며 준준결승에 진출하였고, 준준결승에서 이스라엘과 1-1 무승부를 기록하여 추첨으로 승자가 되는 행운을 얻으며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3-2로 누르고 결승에 오른 팀이었다.
10월 26일 벌어진 불가리와의 결승전에서 헝가리는 전반을 2-1로 리드하며 마무리 했고, 후반에 들어서 두 골을 추가하며 4-1의 스코어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하였다. 헝가리로서는 올림픽 3회 우승과 2회 연속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헝가리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실력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 이외에 그들의 가상의 라이벌들이 돌풍이나 이변의 희생자로 일찌감치 탈락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과테말라가 체코슬로바키아를 탈락시켜주었고, 일본이 브라질과 프랑스를 탈락시켜주면서 상대적으로 헝가리의 우승을 향한 여정에 짐을 덜어준 것이다. 만약 체코슬로바키아와 브라질, 프랑스가 헝가리의 상대가 되었더라면 헝가리의 우승을 향한 행진에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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