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4/7)

  • 해설 : 요즈음 사람들도 그렇듯이 신부와 읍장도 더이상 양보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떤 일에 정치문제가 개입되면 그들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대립하였습니다. 이번에도 뭐 특별히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정치적인 좋지 않은 일로 해서 돈까밀로는 뻬뽀네를 만날때마다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돌아서 버리는 험악한 사태가 되었습니다. 그중에는 주먹이 이리저리 날아가는 난장판도 없지 않았습니다.
    (주교가 있는곳)
  • 신부 : 안녕하십니까? 주교님.
  • 주교 : 오. 돈까밀로. 잘왔네.
  • 신부 : 건강은 좀 어떠십니까?
  • 주교 : 하나님께서 돌봐주고 있지... 그건 그렇고 내가 자네를 부른 이유를 아나?
  • 신부 : ......
  • 주교 : 돈까밀로. 모든 일은 주먹으로만 해결되는게 아니네. 하긴 젊은 혈기에는...
  • 신부 : 그렇지만 주교님. 그렇다고 정치는 나몰라라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주교 : 암! 그렇지. 그렇고 말고. 그러나 방법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 신부 : 그들에게는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공산주의 자들은...
  • 주교 : 자네는 머리가 아플때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 머리를 자르나?
  • 신부 : 그, 그건...
  • 주교 : 마침 신부님 자리가 비어있는 마을이 하나있네.
  • 신부 : 그럼 제가 있던 마을은...
  • 주교 : 새로운 신부가 그곳을 맡아줄거야. 어서 서둘러야지 짐을 챙기려면!
  • 해설 : 돈까밀로가 숲속 외딴 마을로 가게 되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온 마을로 퍼졌습니다.
  • 읍장 : (종이를 꺼내 읽는다) 우리 공산당의 정치노선에 반대하던 우리마을의 신부님께서 건강이 나빠지셨기 때문에 물맑고 공기좋은 산속 외딴마을로 가시게 되었다. 떠나는 날짜는 내일 낮 12시. 하하하. 드디어 우리는 이긴거야. 좋아 돈까밀로에게 더욱 더 비참한 꼴을 보여주고 말겠어. 스미르쪼. 마을사람들에게 만약 돈까밀로가 가는 것을 전송하는것을 내가 본다면 재미없을거라고 알려라.
  • 스미르쪼 : 정말 멋진 생각입니다. (달려나간다)
  • 해설 : 스미르쪼는 번개같이 달려가서 마을사람들에게 뻬뽀네의 생각을 전했습니다. 물론 돈까밀로가 모르게...
  • 신부 : (가방을 가지고 힘없이 나온다) 내가 떠난다는것을 모를리는 없을텐데... 거리에는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으니... 평소에 내가 얼마나 못된짓을 했으면 하나도 나와주지 않을까... 예수님 정말 외롭습니다. 이 세상에 나혼자인것 같아요.
  • 예수 : 돈까밀로. 내가 항상 너와 함께 있지 않느냐?
  • 신부 : 그 말씀을 들으니 좀 힘이 납니다. 그렇지만...
  • 예수 : 그래 그래. 말 안해도 잘 알고 있다.
  • 해설 : 돈까밀로는 혼자서 걸어 마을을 나왔습니다. 시골길을 걸어가는 돈까밀로의 모습은 비록 예수님이 함께 하셨지만 외로워 보였습니다.
  • 신부 : 이제 여기서부터 새로운 마을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별로 아는 사람도 없구요.
  • 프란시스 : 신부님! 돈까밀로 신부님!
  • 신부 : 누가 나를... 앗! 자네는 프란시스... 이마을엔 어쩐일로?
  • 프란시스 : 저뿐만이 아닙니다. 마을사람들 모두가 신부님을 전송하려고 왔어요. 실은 뻬뽀네가 신부님을 전송하는 것을 보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해서... 모두 이 마을로 먼저와서 신부님을 기다렸죠...
    (모두들 나와서 신부님을 전송한다)
  • 프란시스 : 신부님. 부디 그곳에 가서도 몸건강히 지내세요.
  • 마을사람 : 신부님. 이젠 다시 만날 수 없나요?
  • 신부 : 언젠가 다시 만날때가 있겠죠. 여러분도 몸건강히 지내세요.
    (사람들 퇴장)
    예수님 전 혼자가 아닙니다. 마을사람 전부가 나온것은 아니지만... 지금 저는
    행복해서 죽을 지경입니다.
  • 해설 : 돈까밀로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돈까밀로가 그 마을을 벗어나려고 할때였습니다.
  • 읍장 : (부하들과 함께 등장) 모두 차렷!
  • 신부 : 아니? 자네들은...?
  • 스미르쪼 : 이제부터 우리들이 특별히 신부님을 위해 준비한 전송식을 거행하겠습니다. 시간관계상 애국가는 생략하고 읍장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 읍장 : (종이를 들고) 에... 나 읍장 뻬뽀네는 마을 사람들을 대표해서 신부님의 가시는 길이 불편하지 않고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라며, 어서 속히 건강이 회복되어 다시 만나길 바라는 바입니다.
  • 스미르쪼 : 자, 이번에는 특별히 준비한 꽃다발 수여가 있겠습니다.
  • 부르스꼬 : 신부님. 부디 몸 건강히 지내세요.
  • 신부 : (감격해서) 고맙네. 모두들... (모두나간다)
    예수님 정말 오늘일은 평생 잊지 못할겁니다.

다음회에 계속...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