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정복 프로젝트 3]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라
-=-=-=-=-=-=-=-=-=
# 너무 많은 영어 공부 방법들
영어 학원의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아는 한 학생은 하루 종일 영어 공부에 대한 자료만 복사합니다. 그 학생에게는 없는 자료가 없을 정도로 자료가 풍부합니다. 그런데도 그는 영어 공부를 위해 계속 자료만 모읍니다. ‘언제 영어 공부할꺼니?’ 하고 물어보면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료가 다 모이면...’ 언제 자료를 다 모을까요? 아마 그 학생은 지금도 좋은 자료라고 입소문이 난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찾아내서 복사해 놓고 뿌듯해 할 것입니다. 그렇게 모인 자료가 과연 자신의 것일까요? 머릿속에 저장된 것이 진짜 자기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 말을 들으며 꼭 강사가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자료나 방법을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자료를 나의 것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아니 우리는 좋은 자료를 찾는 데 영어 공부의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좋은 영어 자료를 무궁무진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책을 통해서, 입소문을 통해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자료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인터넷은 그야말로 영어를 공부하기 위한 최고의 도구입니다. 최근 각종 사이트에 있는 ‘동영상 강의’는 잘만 선택하면 싸게 좋은 영어 강의를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검색을 통해서 어떤 강의가 좋은지, 그 강의는 어떤 방식인지 미리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셈플 강의를 접하고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학원에 가지 않고도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무한정 제공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구석구석에 올려져 있는 영어 자료는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예전에 거금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영어 카세트 테이프 시리즈를 mp3로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자료 때문에 처음부터 기가 질려서 어느 것부터 해야 할까 고민하는 단계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심리는 소유의 정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듯이 좋은 영어 자료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자료를 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다. 그러나 일단 나의 것으로 확보한 이상, 언젠가 내가 필요할 때마다 참고할 수 있다는 안도감은 오히려 그 자료를 (공부를 통해서) 나의 것으로 만드는 데는 방해 요인이 됩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영화 DVD를 다량으로 구입해 놓고 정작 보지는 않고 진열해 놓고만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서점에 가보면 영어를 위한 코너가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토익, 토플, 회화에 관련된 서적들이 무궁무진하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영어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입소문을 타고 유명 강사의 책이나 베스트셀러로 분류된 책들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영어 공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서점에 들를 때마다 꼭 한번 영어책 코너를 둘러봅니다. 그렇게 둘러보지 않으면 뭔가 뒤처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간혹 자신의 영어 실력을 급상승시켜줄 획기적인 책을 발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나 또한 이렇게 한 권 두 권 구입한 영어 관련 책이 나의 책꽂이 한 구석을 한가득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다보니 너무 많은 책을 사 놓고 정작 처음 몇 장 안보고 다시 덮어놓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달 만에 유창한 회화를 할 수 있다던가, 단 기간에 영어 실력을 획기적으로 올려준다는 현란한 문구는 책을 사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나를 위한 책이라는 ‘신앙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일단 책을 산 이후에는 (열심히 꾸준히 노력하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이겠지만) 기대와는 달리 영어 실력이 그다지 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오히려 영어 실력을 상승시켜준다는 책이 결과적으로 영어에 대한 좌절감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좌절감을 겪으며, ‘이 사람의 공부 방법은 나에게는 맞지 않아, 그러니까 나는 나에게 맞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하며 또 다시 서점을 기웃거리고 나에게 맞는 획기적인 영어 방법에 대한 책을 찾습니다.
#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방법을 못찾아서...
물론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해 소개하는 책들은 저자가 자신의 영어 실력을 내걸고 쓴 책이기에 영어 공부를 위한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어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의 수준과 실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한 영어 참고서가 유일무이한 방법론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영어 공부 방법을 찾기 위해서 기웃거리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많은 영어 안내서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이 방해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방법을 보면 이 방법이 좋을 것 같고, 저 방법을 보면 저 방법이 좋을 것 같습니다. 너무 다양한 영어 공부 방법을 시도하다가 도중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동안 영어 공부와 담을 쌓았다가 어떠한 특별한 계기를 통해서 다시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다시 영어 공부를 하려고 마음을 먹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나에게 맞는 새로운(!) 영어 공부 방법이 있을까 하며 서점을 기웃거립니다.
수학에는 왕도가 없듯이, 영어 공부 또한 왕도가 없다고 합니다. 꾸준히 매일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에게 영어는 결코 불가능한 언어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 공부를 해도 해도 전혀 느는 것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속담에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영어는 엄청나게 많은 우물이 존재합니다. 서로가 제일 좋은 우물이라고 소개합니다. 물론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너무 많은 선택의 범위가 주어졌기 때문에 오히려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는 데 방해를 받기도 합니다.
나 또한 무수히 많은 영어 공부 방법론을 섭렵했습니다. 어떤 방법론이 좋아 보이면 그 방법론을 탐닉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그 방법을 열심히 설명해 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방법을 통해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라 책의 머리말에 방법론을 소개한 내용을 참고해서 열심히 그 방법론이 좋다는 것을 소개한 것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 중에 나처럼 정작 영어 공부는 시작하지도 않고, 영어 공부 방법론에만 정통한 사람들이 꽤 있을 것입니다.
#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견한 ‘나만의 방법’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영어 공부가 필요하고 그 영어 공부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에는 자신에게 맞는 영어 공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겠지만 영어 공부의 길이 보인다는 말입니다. 나 또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영어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전적으로 투자한 최근 3개월 동안 나에게 맞는 영어 공부 방법을 발견하였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듯, 학원의 수업을 통해서, 우연히 서점에 들러서 책을 보다가 좋은 영어 공부 방법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발견해 준 영어 공부 방법론은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약간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에게 맞는 영어 공부 방법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는 맞는 영어 공부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렵게 힘들여 발견한 영어 공부의 길에 한걸음을 들여놓으며 이 기사를 작성합니다. 내가 이 기사를 작성하는 이유는 앞으로 걸어갈 외로운 영어 공부의 길에서 포기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나와 같은 경험을 가진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더 이상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나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
오마이뉴스, U포터뉴스, 네이버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과거 자료 > 떠오르는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독교는 '순교'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 (0) | 2007.07.31 |
---|---|
신은 진정으로 순교자를 원할까? (0) | 2007.07.26 |
[영어 정복 프로젝트 2] 나의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0) | 2007.04.12 |
[영어 정복 프로젝트 1] 영어에 대한 추억 (0) | 2007.04.12 |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한다면 찍어줄까?" (0) | 2006.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