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더이상 'U-20 세계청소년축구대회'는 없다!
끝나기도 전에 잊혀져버린 세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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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많은 축구팬들은 캐나다에서 열린 U-20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미국, 브라질, 폴란드와 한 조를 이루고 조별리그를 치르게 되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행운의 여신은 외면했고,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월드컵처럼 열광적이진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스포츠는 캐나다에서 열리는 청소년축구대회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고, 경기 하나 하나에 다양한 분석을 하면서 바야흐로 미래의 축구 흐름을 예상할 수 있는 세계 청소년 축구의 흐름에 대해 알려주는 대회로 기대를 모았다. 국민들 역시 대회 시작 전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 관심은 세계 축구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우리나라 대표팀의 성적에 집중되고 있었다. 역시 예상했던 바와 같이 우리나라가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하자, 우리의 관심은 금방 사그러들었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열리는 대회 정도로만 인식되었다. 매번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실력과 아울러 세계 축구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평가를 해왔으면서 정작 우리나라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스포츠의 전문가들조차 눈길을 다른 곳에 돌리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물론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흥미적인 부분이나 흥행적인 면에서 그다지 주목받는 기사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세계 대회를 돌아보면, 우리나라 대표팀이 그다지 좋지 않은 성적을 올린 대회는 그 대회의 전체적인 리뷰 없이 단편적인 지식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는 1983년 멕시코 대회와 1991년 포르투갈 대회 정도만 존재할 뿐 그 나머지 대회는 우리에게는 안중에도 없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게 취급되고 있다. 어찌보면 2007 캐나다 세계청소년축구대회는 끝나기도 전에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으로) 외면당하고 잊혀져버린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참가하지 않은 대회는 별로 들여다볼 매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더 이상 그러한 종류의 대회에 앞으로 계속 도전할 것이라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스포츠를 다루는 언론이라면 다뤄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한 분석과 흐름에 대해서 다룬 것은 나중에 다른 대회를 준비하고 참가하는 데 상당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적인 예로 이미 캐나다에서 열리는 ‘U-20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는 이미 8강이 가려졌다. 성인 축구의 최강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브라질은 스페인에게 지고 탈락했고, 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인 일본은 우리가 연습경기에서 이긴 바 있는 체코에게 승부차기로 패하고 탈락했다. 우리와 조별리그에서 무승부를 이룬 미국은 우루과이를 꺾고 8강에 진출한 반면, 폴란드는 아르헨티나에게 1-3으로 패하고 탈락했다.
청소년 축구의 8강은 유럽 3개국(오스트리아, 스페인, 체코), 남미의 2개국(칠레, 아르헨티나), 북중미의 2개국(멕시코, 미국), 아프리카의 1개국(나이지리아)로 좁혀졌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대회가 임박해서 서둘러 상대팀에 대한 전력을 분석하고 나름대로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상대팀에 대한 분석은 코칭스테프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로서는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대회가 임박해서 조급하게 상대방의 전력을 분석하는 것 보다, 그동안의 대회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미래의 가상의 적에 대한 실력을 느끼고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국민들도 아나운서와 해설자, 그리고 경기 직전에 서둘러 작성된 기사를 통해서 경기를 관전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세계축구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관전하면서 나름대로 즐기는 것도 진정 축구를 즐기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본다’는 속담이 있다. 전체적인 흐름은 보지 못하고 단편적인 내용에 집착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스포츠가 장기적으로 그리고 보다 커다란 세계적인 흐름을 인지하고 접할 수 있으려면, 각종 스포츠를 대하는 자세를 조금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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