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대 남미의 대결로 좁혀진 ‘U-20 월드컵’
2007년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U-20 월드컵’(세계청소년축구대회)는 미래의 세계 축구 흐름을 미리 진단해 볼 수 있기에 세계 축구팬들은 아직은 완전한 기량을 갖추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미래 축구의 스타를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월드컵’이 물론 흥행적인 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청소년 축구는 ‘젊기에 아름답다’는 것을 마음껏 보여주는 대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세계에서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전반적으로 세계 축구의 수준 차이가 점차로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매 경기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비록 4강에는 유럽과 남미가 독차지 했지만 이전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의 실력으로 추격한 축구의 변방(아시아, 아프리카)의 선전이 나름대로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U-20 월드컵’ 4강은 유럽의 2팀(체코, 오스트리아), 남미의 2팀(칠레, 아르헨티나)로 좁혀졌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조별리그에서 A조(오스트리아, 칠레), E조(체코, 아르헨티나)에 속해있었고,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결승 토너먼트에서 각자 배정된 상대팀을 따돌리고 준결승까지 진출하였다.
준결승 유럽은 유럽끼리, 남미는 남미끼리 치르게 되었다. 결국 결승은 유럽과 남미의 대결로 예약이 되어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결승전은 이미 조별리그에서 겨룬 적이 있는 팀들끼리 만날 가능성도 있다. (A조에서 오스트리아와 칠레, E조에서 체코와 아르헨티나는 모두 0-0으로 무승부를 이룬 바 있다)
# 화려한 남미 축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유럽 축구
A조 조별리그에서 칠레는 2승 1무로 오스트리아(1승 2무)를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하였다.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치고, 8강에서 나이지리아를 4-0으로 제압한 칠레는 다섯 번의 경기에서 11득점에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16강전에서 잠비아를 2-1로 제압하고, 8강전에서 미국과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오스트리아는 다섯 번의 경기에서 6득점에 3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E조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는 2승 1무로 체코 공화국(1승 2무)를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하였다. 16강전에서 폴란드를 3-1로 제압하고, 8강에서 멕시코를 1-0으로 물리친 아르헨티나는 다섯 번의 경기에서 11득점에 1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체코 공화국은 조별리그에서 조 2위를 기록하였고, 16강전에서 일본을 2-2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로 따돌렸으며, 8강에서 브라질을 제압한 스페인과 1-1 무승부를 기록하고 역시 승부차기로 따돌리고 4강에 합류했다. 체코는 다섯 번의 경기에서 7득점에 6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 승부는 이제부터가 진짜다
지금까지의 경기로 우승자를 가린다면 단연 남미쪽에 점수를 줄 것입니다. 그러나 축구 경기는 상대적인 것이고, 최후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이기에 남겨진 4팀은 최후에 웃기 위해서 두 번의 고비를 넘겨야 한다.
기록으로 놓고 본다면 조별리그에서 1위를 기록한 남미의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그야말로 막강한 공격력과 뛰어난 수비가 조화된 모습으로 승승장구한 반면, 조별리그에서 2위를 기록하며 결승 토너먼트에 오른 유럽의 오스트리아와 체코 공화국은 상대적으로 힘겨운 과정을 통해서 4강에 진출했음을 볼 수 있다.
이들 중에서 가장 쉽게 4강에 진출한 팀은 단연 아르헨티나라고 할 수 있다. 이들로서 가장 어려웠던 경기는 아마도 8강에서 멕시코를 1-0으로 이겼던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로서는 코파아메리카에서 파죽지세로 결승에 올라 천신만고 끝에 결승에 오른 브라질에게 어이없이 0-3으로 패한 최근의 기억을 빨리 잊어버려야 할 것이다.
칠레는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게 1-0으로 승리하고 8강전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에는 4-0이라는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었다. 일반적으로 아르헨티나보다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청소년 축구에서는 일반적인 인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미국과의 8강전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조별리그에서 남미축구(브라질)와 유럽축구(폴란드)를 제압한 미국은 16강전에서 남미축구(우루과이)를 제압하며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했었다. 그런 미국을 연장 승부 끝에 2-1로 이기고 4강에 진출하였기에 오스트리아로서는 희망을 크게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체코 공화국은 이번 ‘U-20 월드컵’에서 지금까지 가장 행운이 많은 팀이라 할 수 있다. 조별리그에서 2위를 기록한 그들은 결승 토너먼트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고 두 번 모두 승부차기에서 승리하여 4강에 합류한 것이다. 종종 이런 행운의 팀이 최종 승자가 되는 경우를 여러 번 목격했기 때문에 그들로서는 지금까지의 행운을 결승까지 이어가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운을 얻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별히 뛰어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패하지 않는 팀에게서 이런 행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남미의 대결로 마무리될 이번 ‘U-20 월드컵’을 기록으로만 본다면 앞으로도 세계 축구의 흐름은 유럽과 남미의 대결구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청소년 축구가 미래 성인 축구의 흐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록에는 나타나지 않은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번 대회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중도에서 좌절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북중미의 팀들의 경기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해 볼 때, 미래의 세계 축구의 흐름은 유럽과 남미를 맹추격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북중미의 대결구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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