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도 슬퍼하는 기색을 감춰야 했던 방송
오늘 아침 9시에 이문세의 ‘오늘 아침’을 들으면서 출근했습니다. 오늘 따라 이문세 씨의 목소리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아보였습니다. 코믹한 내용의 이야기도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방송 도중에 들었던 ‘광화문 연가’는 어딘지 모르게 서글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출근한 이후에 인터넷으로 ‘난 아직 모르잖아요’의 작곡가 이영훈 씨가 14일 오전에 대장암으로 별세했다는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방송 시작하면서 이영훈 씨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슬프다는 이문세 씨의 멘트가 있었지만, 출근 준비로 미처 듣지 못했던 나로서는 출근한 이후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는 이문세 씨의 히트곡 중에 가장 유명한 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 또한 학창 시절에 이 노래를 상당히 좋아했고 즐겨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문세라는 가수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그 노래를 작곡한 사람이 바로 이영훈이라는 작곡가입니다.
출근길에 차 안에서 들었던 이문세의 ‘오늘 아침’ 라디오 방송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슬픈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라디오 방송에서는 그 슬픔을 표현할 수 없었던 이문세 씨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슬퍼도 슬퍼하는 기색을 보이지 말아야 했던 방송... 아마 이문세 씨에게는 지금까지 진행했던 방송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방송이었을 것입니다.
이문세 씨는 프로그램 말미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고 합니다.
“오늘 사연들은 의지 있고 밝은 내용들인데 왜 내가 이렇게 슬프게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새벽 3시에 음악 파트너이면서 20년 이상 친구인 이영훈 씨가 대장암이 발병한 후 전신에 암세포가 퍼져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 마음이 무겁고 슬퍼 방송을 못할 뻔했습니다. 2시간 내내 울 수 없어서 이 악물고 방송하니 더 힘들었습니다.”
오늘 하루, 예전에 불러보았던 ‘난 아직 모르잖아요’라는 노래를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마흔 여덟이라는 짧은 세상을 살다 갔지만, 그가 남긴 노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간직될 것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과거 자료 > 미디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산, 역사는 포기했나? (0) | 2008.02.26 |
---|---|
[펌] 이산 패러디 (0) | 2008.02.12 |
'이산', 극적 긴장감만을 위해 역사를 새로 쓰는가? (0) | 2008.02.12 |
'미우나 고우나', 현실감 결여 드라마 (0) | 2007.09.13 |
광개토대왕은 광개토대왕으로 존재해야 한다. (0) | 2007.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