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아츠, K-1의 역사를 다시 쓰다...
3월 5일, 현역 챔피언 세미 슐츠를 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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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는 최근 케이블TV의 보급으로 많은 매니아가 생긴 스포츠 경기입니다. 흔히 불구경과 쌈구경이 제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격투기 경기 중에서 K-1과 같은 이종격투기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보다 자극적이고 보다 강한 것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심리와 함께 선수들의
치열한 타격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함께 날려버리는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라이드’도 꽤 인기가 많은
이종격투기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K-1을 더욱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K-1 자체가 엄청난 이벤트
요소를 가미하고 있는 것이 주효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프라이드' 경기에서 약간 김이 빠지는 ‘암바’ 같은 꺾기 기술을 통해서 승리를
하는 모습은 난타전 끝에 승리를 거두는 시원하고 통쾌한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어딘지 모르게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최홍만 선수가 K-1에 진출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2005년 K-1의 챔피언인 세미 슐츠는
212cm, 116kg의 신체조건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무패의 행진으로 K-1의 절대강자로 등극하였습니다. 항간에는 최홍만도 세미 슐츠한테는
역부족이라는 예상도 많이 나올 정도로 세미 슐츠는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2005년 챔피언에 등극한 이후, 비록 한물 간 챔피언이지만 최고의
테크닉을 구사하는 어네스트 호스트도 침몰시키면서 슐츠의 시대를 예고하였습니다.
지난 3월 5일, 세미 슐츠와 피터 아츠의 경기는
세미 슐츠의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였습니다. 비록 피터 아츠가 세 번의 우승을 차지했었지만 그의 전성기는 끝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고, 세미
슐츠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견해가 우세했습니다. 해설자도 피터 아츠가 세미 슐츠를 공략하는 방법을 설사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워낙 신장과
체력의 차이가 커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K-1이라는 경기는 권투처럼 승리하면 챔피언 벨트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매년
챔피언을 결정하는 결정전을 치르게 되고, 도중에는 슈퍼 파이터 경기로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으로 빅 게임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터 아츠와 세미 슐츠와의 경기는 2005년 최종 승리자(챔피언)인 세미 슐츠와 피터 아츠와의 팬서비스 차원의
경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팬 서비스 차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름대로 자존심과 실력 대결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은 세미 슐츠의 승리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피터 아츠는 다른 선수들처럼 뒷걸음질 치면서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슐츠의 로킥과
미들킥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접근전을 시도하면서 효과적인 펀치를 휘둘렀습니다. 물론 화려하게 상대방을 제압하지는 못했지만, 세미 슐츠와 싸운
다른 선수들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라운드가 지나고 2라운드부터 어쩌면 피터 아츠가 이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현역 챔피언은 신장의 우세로 간혹 로킥과 미들킥만을 보여줄 뿐, 오히려 유효타는 피터 아츠가 훨씬 많았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3라운드에서 세미 슐츠는 경고를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결국 피터 아츠는 2-0의 판정승을 기록하였습니다.
피터
아츠와 세미 슐츠와의 슈퍼 파이터 경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는 경기였습니다. 피터 아츠는 K-1에는 절대강자가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고, 피터 아츠는 36살의 노장으로서 현역 최고의 챔피언을 꺾는 감격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그 경기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에게 피터
아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 밖에도 현역 K-1 선수들에게는 세미 슐츠를 어떻게 공략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가를
배운 좋은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세미 슐츠는 비록 패했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서 좋은 교훈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2006년
K-1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매우 흥미진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경기를 최홍만 선수가 어떻게 보았는지도 궁금합니다. 최홍만 선수가
언젠가는 한번 만날 상대인 세미 슐츠, 피터 아츠의 경기를 보면서, 앞으로 최홍만 선수가 정글과도 같은 K-1의 무대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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