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캐나다 ⑤]내리는 비가 무척이나 야속했던 퀘벡 시티 관광
몽모랑시 폭포와 퀘벡성 관광

캐나다 동부 여행의 둘째 날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퀘벡 시티 관광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꾸물해지더니 출발하자마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이드는 화창한 날씨가 아니기에 아쉽지만 빗속을 뚫고 일정대로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퀘벡이라는 말이 ‘좁은 통로, 강 폭이 좁아짐’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강 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수심이 깊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배가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정착해서 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프랑스 인이 많이 정착했던 퀘벡 지역은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영국령이 되었어도 오늘날까지 불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며 오늘날까지 프랑스 문화를 많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퀘벡성에 들어서기 전에 우리는 먼저 몽모랑시(Montmorency) 폭포에 들렀습니다. 낙차가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높지만 폭이 좁아서 그다지 웅장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이 폭포 바로 옆에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아버지 켄트 공이 별장으로 사용하던 ‘켄트 하우스’가 있었습니다. 이곳이 관광객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곳이라고 가이드가 안내해 주었습니다. 바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 몽모랑시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높지만 폭이 상당히 좁습니다.
ⓒ 이인배


몽모랑시 폭포를 뒤로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점심을 먹은 우리는 1달라 상점에서 비옷을 샀습니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좀처럼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퀘벡성에 들어선 우리는 샤토 프롱트낙(Château Frontnac) 호텔 앞에서 하차하여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샤토 프롱트낙 호텔은 퀘벡 시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성으로 퀘벡의 상징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특히 2차 세계대전에 영국의 처칠 수상과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결정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 샤토 프롱트낙 호텔...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총독 프롱트낙 백작의 이름을 따서 지은 건물...
ⓒ 이인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중요한 지점을 가이드가 먼저 안내해 주고, 3시간 정도의 자유롭게 퀘벡의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관광한 후에 처음 버스에서 내린 샤토 프롱트낙 호텔 앞으로 지정된 시간까지 모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먼저 샤토 프롱트낙 호텔에서 도보로 루아얄(Royale) 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유럽의 상인들과 인디언들이 모피를 교환하던 곳으로 오늘날의 퀘벡이 있게 한 지점이었습니다. 이 광장에는 ‘짐은 국가다’라는 말로 유명한 프랑스의 루이 14세의 흉상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광장 한쪽에는 1690년과 1711년에 영국과의 전투에서 프랑스가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지워진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1647년 세워짐)가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 루이 14세... '짐은 국가다'라는 말로 유명한 프랑스의 전제군주...
ⓒ 이인배

▲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
ⓒ 이인배


루아얄 광장에서 조금 걷다보면 자그마한 상점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이곳이 한국의 인사동 거리와 같이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라고 하지만 비가 내리는 날씨였기 때문에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 루아얄 광장 주변의 상점 거리...
ⓒ 이인배


이곳의 상점들을 둘러보면서 퀘벡 여행 기념으로 하나쯤 사가지고 가고 싶은 것들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친한 후배가 이곳을 여행하면서 이곳의 간판들을 사진기에 담아서 보여준 적이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던 간판을 직접 눈으로 보니 좀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공예품을 팔고 있는 가게에 들어서자 열심히 작업을 하던 주인이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구경하는 손님 바로 옆에 주인이나 점원이 있으면 손님이 부담을 가질까봐 거리를 두고 서 있는 주인의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 목공예품을 팔고 있는 상점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 이인배

▲ 주인이 손으로 직접 목공예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 이인배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가운데 사진기를 꺼내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상당히 부자연스러웠지만 다시는 퀘벡을 방문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열심히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다녔습니다. 퀘벡성 밖의 로어타운을 돌아다니다가 성벽 안의 어퍼타운으로 이동하면서 눈에 들어온 건물이 하나 있어서 사진기에 담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체국 건물이었습니다.

▲ 퀘벡성 안으로 들어오다가 눈에 들어온 건물... 나중에 알고 보니 우체국 건물이었습니다...
ⓒ 이인배


퀘벡성 안에서 한번 가보라고 가이드가 말했던 '거리 미술관' 트레조르 거리로 향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라 이곳도 기대했던 광경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습니다.

▲ '거리 미술관' 트레조르 거리... 역시 비가와서 한산한 모습...
ⓒ 이인배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 퀘벡 시티를 돌아다니다 보니 사진기를 들고 있는 손이 얼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는 관광이고 뭐고 따뜻한 난로 앞에 앉아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후의 악조건 속에서도 의지의 한국인처럼 부지런히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다녔습니다.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제한된 시간으로 퀘벡성의 절반도 못보고 샤토 프롱트낙 호텔에 다시 집결해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곳이기에 내리는 비가 무척이나 야속하고, 짧은 시간이 무척이나 아쉬웠던 퀘벡 시티 관광이었습니다.

▲ 샤토 프롱트낙 호텔에서 바라본 세인트로렌스 강...
ⓒ 이인배


프랑스 인들도 죽기 전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한다는 퀘벡 시티를 떠나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맑고 화창한 따뜻한 날씨에 아내와 아기와 함께 퀘벡 시티의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오마이뉴스, 미디어다음, 시골아이고향, U포터뉴스에도 올립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