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 산골 촌장에게 점령군 사령관이 말했다 :

"당신네 마을에 반동분자가 한 놈 몰래 숨어 있는 게 틀림없소. 그자를 우리에게 넘겨주시오. 안 그러면 당신과 당신네 촌민이 우리의 무력행사로 갖은 곤욕을 치를 줄 아시오."

아닌게 아니라 마을에 한 사나이가 숨어 들어와 있었는데, 선량하고 결백해 보일 뿐더러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온 마을의 안녕이 위급하게 되었으니, 촌장인들 어쨌으면 좋으랴. 몇날 며칠을 두고 대의원회에서 토론이 벌어졌건만, 아무 결론도 나오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촌장은 본당 신부에게 가서 이 문제를 의논했다. 신부와 촌장은 밤을 꼬박 새우며 성경을 뒤적였고, 마침내 해답에 이르렀다. 이런 대목이 있었던 것이다 :

"한 사람이 죽고 민족이 구제됨이 낫다."

이리하여 촌장은 죄없는 죄인을 점령군에게 인도했다 - 용서를 빌면서...
용서할 까닭도 없다며, 마을이 위태로운 것은 자기도 원하지 않는다며, 사나이는 순순히 잡혀 갔다. 비명이 온 마을에 들릴 만큼 그는 끔찍한 고문을 받았고, 결국은 사형을 당했다.

20년 뒤, 예언자가 마을을 가로질러 곧장 촌장에게로 갔다.

"20년 전 그때 당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던지나 아시오? 하느님께서 그 사나이를 이 고장의 구원자로 지명하셨소. 그런데 당신은 그 분을 고문받고 살해되도록 넘겨주었던 것이오!"

"난들 어쩔 수가 있었겠소?"
촌장은 변명했다.
"신부님과 난 성경을 찾아보았고 성경에 씌어 있는 대로 행동했었소."

"그게 실수였소."
예언자가 말했다.
"성경만 보고 있을 게 아니라, 그분의 눈을 들여다 보기도 했어야지요."

==>> 앤소니 드 멜로 [종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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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밤 나 한꿈을 꾸었네.
나는 내 주님과 함께 해변을 따라 걷고 있었지.
어두운 하늘 저편에는 내 삶의 장면들이 번쩍거렸고
그 장면이 비칠 때마다 나는 두 사람의 발자욱이 모래 위에 새겨진 것 보았네.
하나는 내 것이었고
또 하나는 주님 것이었지.
내 앞에 번쩍이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모래위에 새겨진 발자국을 뒤돌아 보았네.
거기엔 한 사람의 발자국 밖에 없었네
그것은 내 평생에서 가장 침울하고 슬픈 때였어.
그 장면이 늘 나를 괴롭혀 나는 그 곤경에 관해 주님께 물어 보았네.

"주님, 내가 당신을 따르기로 결정했을 때 당신은 늘 나와 함께 걸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눠 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내가 삶에서 가장 어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 거기에는 단 한사람의 발자국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당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왜 나를 떠나셨는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때 주님 속삭이셨네. 다정하게...

"나의 사랑하는 귀한 자여, 나는 결코 너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단다. 시련과 시험의 때에 네가 본 한 사람의 발자국은 지친 너를 업고 걸은 내 발자국이니라."

- 마아가렛 피쉬백 파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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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열두 명의 제자를 선발한다.

예수님은 자신과 함께 복음사역을 감당할 열두제자의 이력서를 들고 유명한 컨설팅회사를 찾아가 자문을 구한다.

"복음사업의 동업자들입니다. 중역으로 일 할만한 자격들이 있는지 경영진단을 좀 해주십시오."

연구소장은 열두제자의 이력서와 적성 검사표를 컴퓨터에 입력시킨다. 예수님은 인물분석 과정을 곁에서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몇 시간 후 연구소장이 컴퓨터에서 출력된 프린트를 들고 나온다.

"한마디로 함량미달입니다. 학력이 너무 형편없어요. 이런 맨 파워로 어떻게 복음사업을 하겠다는 말입니까.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습니다. 복음사업에 성공하려면 사람부터 바꾸십시오."

연구소장은 금테안경을 추켜올리며 분석 자료를 예수님께 건네준다. 그곳에는 열두제자에 대한 인물분석이 이렇게 기록돼 있다.

"마태-세무공무원 출신. 사회평판 매우 나쁨.
요한-지독한 이기주의자. 협동심 없음.
도마-매사에 부정적 인물. 남의 말을 절대 믿지 않는 성격.
안드레-지도력과 창조력이 없는 무능력자.
베드로-과격하고 덤벙대는 성격. 정서불안.
야고보-요주의 인물. 사상검증 필요…"

컴퓨터가 분석한 제자들의 능력은 형편이 없었다. 그때 연구소장이 한 가지를 깜빡 잊었다며 예수님께 다가온다.

"열두 명의 동업자중 쓸만한 사람이 딱 하나 있어요. 그는 해박한 학문과 특출한 사교력을 갖고 있더군요. 현실감각도 탁월합니다. 이재(理財)에 밝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인물이지요. 그 사람의 이름은 가룟 유다입니다"

<예수님과 열두 제자>를 한번 가상해 본 것이다. 연구소장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가룟 유다와 함량미달로 평가받았던 열한명의 제자는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가룟 유다는 결국 예수님을 팔아넘기는 저주받은 인생이 되고 말았다. 일면 무능한 사람으로 평가받던 열한명의 제자는 세계의 기독교역사를 바꾸는 종이 되었다.

기독교는 일면 모순의 종교다. 컴퓨터적 분석과 신앙의 분석은 다르다. 컴퓨터는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믿음>과 <감사>와 <순종>을 높이 평가한다. 교회는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똑똑한 가룟 유다보다는 허점이 많고 무식하더라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뜨거운 사람들이 높이 평가받는 공동체가 교회다. 크리스천. 이 얼마나 감사한 이름인가. 요즘 교회에서 지식과 재물과 사교력을 뽐내려는 가룟 유다들이 있다.

목회자는 현명해야 한다. 컴퓨터가 분석해낸 유능한 인물인 가룟 유다의 손을 들어주면 안 된다. 교회는 겸손한 신앙인격자들의 공동체가 돼야 한다. 그래서 목회는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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