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는 광주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지도자는 뚜렷한 역사의식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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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는 대선 주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해서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언론은 나름대로 스스로 판단하여 각 대선주자들 중에서 누구는 비중있게 다루고 누구는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로 스쳐지나가도록 편성하고 있습니다. 언론이야 지금까지 줄곧 그래왔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개과천선하기를 바라는 것은 나만의 욕심일 것입니다.
언론이 여론을 형성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보기 싫어도 뉴스에서 지속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이 국민적 지도자로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직 여권 후보들이 서로 자기가 후보라고 치고받고 있을 때 당내 경선에서 무지하게 얻어터졌지만 승리자가 된 이명박 후보의 본격적인 대선 행보는 이제 어디가나 뉴스거리가 되고 있고,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 뉴스에 보도가 된 이후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권에 뜻을 품은 정치인들이 전직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집권의 과정과 재임시절의 과오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람을 만나서 ‘제가 후보입니다’하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좋은 모습인가 생각해 보는 대목입니다.
정치인은 소신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역사적으로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는 나라라고 한다면 과거 일제시대와 4.19 혁명, 5.16 쿠데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후보자들의 명확한 입장은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으로서 분명한 역사의식 없이 오로지 경제 부흥만을 가져다준다는 공약만 내건다면, 올바른 지도자로서의 자세가 아닙니다. 물론 국민들이 차기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치에서 1순위가 ‘경제’라고 하지만, 올바른 역사의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물론 앞으로의 대선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있겠지만, 각 후보자들이 역사를 어떻게 보는 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역사와 사회를 보는 눈이 없이 그저 참모진이 분석한 자료를 앵무새처럼 읽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의 경제개발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후보자가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이후의 행보는 그의 역사적인 의식과 감각을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후보와의 싸움 속에서 박정희 시대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이명박 후보는 5.18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전직 대통령 중에서 제일 먼저 만난 인물이 누구냐에 따라 그의 역사의식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8월 29일, 그는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 이명박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먼저 방문했습니다. 물론 시간 일정상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났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과 어떤 대화를 했는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명박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했다고 합니다. 선거 중립에 대한 이야기였으며, 둘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다고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경선과정에서 자신이 민주적으로(?) 당당하게 승리를 거두었으며 그것을 확인해주며 격려해주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덕담을 기분좋게 듣고 있는 모습이 공중파를 통해서 방영되었습니다.
만나기 힘든 전직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후보는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과거 역사에 대해서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지도 않았습니다. 그에게 대하여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햇볕 정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기를 기대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5.18과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순진의 차원을 넘어선 어리석은 생각이었을까요?
후보가 되자마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발언한 내용이나, 어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방문한 것은 그의 역사의식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5.18과 관련이 없이 전직 대통령을 만난 것이라 한다면 역사의식을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오로지 대선 승리를 위해서 아직도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 원로 정치인을 만난 것이기에 더더욱 실망스러운 것입니다.
자신이 현직에 있을 때 저지른 일들에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유력한 대권 후보의 방문을 받아서 덕담(?)을 하는 사람이나, 그러한 사람에게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겠다고 찾아간 사람에게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까요?
이명박 후보는 치열한 경선 과정 때문에 아마도 <화려한 휴가>를 미처 관람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괜히 한반도를 동서로 가르는 운하 공부 이전에 <화려한 휴가>를 관람하고 당시의 광주의 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대통령 선거는 여론을 통해 결정하는 인기투표가 아닙니다. 여론은 조작될 수 있고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보다 분명한 것은 해당 후보와 해당 정당이 얼마나 대한민국을 위하고 있는가를 바르게 아는 것입니다.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하면서 기득권을 위한 보호막이 되고 있는 정당이 어떤 정당인지를 바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나서서 이명박 후보자를 비롯하여 대권에 도전한 사람들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과연 당신들은 어떠한 역사의식을 갖고 있으며 어떠한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지를 철저하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경선의 과정에서 무수한 의혹과 해명으로 국민들은 미처 이명박 후보가 어떠한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지를 전해듣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에게 실망했기 때문에 한나라당과 그의 후보에게 희망을 거는 단순 논리는 아니었으면 합니다.
국민들은 단순히 청계천 신화를 바탕으로 이명박 후보가 경제를 살릴 인물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기 보다는 그가 어떠한 역사의식을 갖고 있으며 그가 내건 공약들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위해서 어떠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공약들이 오히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는 아닌가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합니다. 또한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 의혹이 있는 후보가 과연 대통령이 되어서 부동산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인가도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위장전입의 사례가 있는 후보가 앞으로 교육 정책에 있어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도 판단해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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