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10] 스웨덴, 마침내 정상에 서다
1948년 런던 올림픽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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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이후 첫 번째 올림픽
제2차 세계대전으로 올림픽은 두 번이나 중단되었다(1940년, 1944년). 1940년 제12회 하계 올림픽은 원래 아시아의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중일전쟁(1937-1945년)의 발발로 취소되고, 핀란드 헬싱키로 변경되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내 제12회 올림픽이 열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4년 뒤인 1944년 제13회 하계 올림픽은 영국의 런던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역시 열리지 못했다.
전쟁이 끝난 뒤, 유럽은 전후 복구에 힘쓰며 제14회 올림픽을 준비하였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은 제13회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었던 영국의 런던에서 개최되었다(1948년 7월 29일 - 8월 14일).
10년의 공백 기간 동안 세계 각국의 축구는 그야말로 전쟁의 와중에서도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었고, 전쟁 이후 첫 번째로 가지는 세계적인 대회에서 누가 정상을 차지할 것인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다.
총 18개 나라가 런던 올림픽에 참가했다(룩셈부르크, 아프가니스탄, 아일랜드, 덴마크, 이집트,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인도, 유고슬라비아, 스웨덴, 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멕시코, 이탈리아, 미국, 터키, 중국).
# 스웨덴, 이전까지 올림픽 축구 성적
스웨덴은 올림픽 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08년 제4회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에게 1-12로 패했지만, 3-4위전에서 프랑스가 기권하는 바람에 대신 출전하여 네덜란드에게 0-2로 패하며 4위를 기록했다.
1912년 제5회 올림픽은 자국에서 개최되어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게 연장 승부 끝에 3-4로 패한 스웨덴은 패자부활전에서도 이탈리아에게 0-1로 패했다.
1920년 제7회 앤트워프 올림픽에서 스웨덴은 약체 그리스를 상대로 9-0으로 감격적인 첫 승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그 다음 경기에서 네덜란드에게 연장 승부 끝에 4-5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었고, 패자부활전에서 스페인에게 1-2로 역전패하였다(스페인은 패자 결승에 올라 네덜란드를 꺾고 은메달을 획득하였다).
1924년 제8회 파리 올림픽에서 스웨덴은 결국 동메달을 획득하였다. 특별히 이 동메달은 영원한 숙적 네덜란드를 꺾고 획득한 동메달이기에 더욱 감격스러운 메달이었다.
이후 스웨덴은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 올림픽에는 참가하지 않았고, 1932년 제10회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는 축구가 종목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참가하지 못했다.
스웨덴은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에 다시 등장했는데, 이 대회는 스웨덴으로서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대회로 남게 되었다. 첫 번째 라운드에서 아시아의 일본과 대결한 스웨덴은 2-0으로 앞서다가 세 골을 연속으로 내주며 2-3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충격에 휩싸인 스웨덴 축구는 2년 뒤, 프랑스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하며 어느정도 재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두 번의 올림픽이 취소된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을 맞이하게 되었다. 10년의 공백기간동안 스웨덴의 축구는 착실하게 성장했고,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있었다.
# 정상을 향한 거침없는 행진
스웨덴의 첫 번째 상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사라졌다가 전쟁 이후에 다시 등장한 오스트리아였다. 8월 2일 스웨덴은 오스트리아를 3-0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하였다.
8강에서 스웨덴은 멕시코를 5-3으로 꺾고 올라온 아시아의 대한민국과 만났다(대한민국은 당시에 아직 정부도 수립되지 못한 상태였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세계대전 이후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대한민국의 참가를 허용했었다).
스웨덴은 8월 5일, 대한민국에게 12-0이라는 엄청난 스코어 차이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 스코어는 대한민국 대표팀 역사상 최다 실점 패배의 기록으로 존재하고 있다.
스웨덴의 준결승 상대는 오랜만에 축구 강국으로 재기를 노리는 덴마크였다. 덴마크는 초창기 올림픽 역사에서 영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나라였지만 제3회 대회 이후 올림픽의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전쟁 이후 새롭게 등장하여, 8강에서 이탈리아를 5-3으로 격파하고 준결승에 진출하였다. 스웨덴은 8월 10일, 덴마크를 상대로 4-2의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 스웨덴, 마침내 정상에 서다
스웨덴의 결승 상대는 동유럽의 강호로 부상한 유고슬라비아였다. 유고슬라비아는 동유럽 국가들 중에 유일하게 참가하여 룩셈부르크(6-1), 터키(3-1)를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하였고, 준결승에서 영국을 3-1로 잠재우며 결승에 진출한 팀이었다.
스웨덴과 유고슬라비아의 결승전은 8월 13일 Wembley Stadium에서 6만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행되었다. 관중들은 전쟁 이후 첫 번째 챔피언의 자리에 누가 오를 것인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 경기에서 먼저 스웨덴의 Gren이 24분경 한 골을 선취하였다. 반격에 나선 유고슬라비아는 경기 종료 직전 Bobek이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42분). 후반전에 들어서자마자 스웨덴의 Gunnar Nordahl이 한 골을 성공시키며(48분), 2-1로 앞서나갔고, 67분경 선취골의 주인공 Gren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세 번째 득점에 성공하며 3-1로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1908년 처음으로 올림픽에 도전한 스웨덴은 40년 만에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었다. 40년이라는 세월 동안 번번히 네덜란드에게 좌절을 맛보기도 했고, 일본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기도 했던 스웨덴은 여섯 번의 도전과 좌절 끝에 정복한 정상이었다. 비록 전쟁 이후의 상황으로 여러 나라들이 다양한 이유로 참가하지 못했지만, 올림픽 축구 역사에 스웨덴이라는 이름이 세계대전 이후의 첫 번째 올림픽 정복자라는 기록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한편 3-4위전에서는 덴마크가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영국에게 5-3의 승리를 거두며 동메달을 획득하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스웨덴의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의 주인공 Gunnar Nordahl이 덴마크의 John Angelo Hansen과 함께 7골로 최다 득점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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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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