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라리 포르투칼 감독, '이제 6경기 남았다'
[비전문가의 월드컵 관전 소감 8] D조 앙골라 vs 포르투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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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조에서 톱시드로 배정받은 멕시코보다 뛰어난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를 받기도 하는 포르투칼은 2002년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우리나라와 한조가 되어 16강 진출을 노렸지만, 조별 리그 첫 경기인 미국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나라의 박지성 선수의 그림같은 결승골에 무너져버린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4년이 지난 지금, 포르투칼은 어떤 팀으로 바뀌었을까? 4년전에는 축구 전문가들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피파랭킹 7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에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4년전의 주전 맴버들 중에서 우리에게 낯익은 피구, 파울레타 등은 아직도 포르투칼의 공격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포르투칼은 2002년의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하여 2002년 브라질 우승을 이끈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에게 포르투칼의 감독을 제안하였습니다. 스콜라리 감독은 2002년 월드컵 이후 포르투칼의 감독이 되어 팀을 유로 2004 결승에 진출시켰고(비록 결승에서 그리스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음),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러시아와 슬로바키아를 제치고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시켰습니다.

뛰어난 명장의 지휘하에 전열을 가다듬어 2006년 월드컵을 맞이한 포르투칼이 본선 조별 리그에서 처음으로 상대해야 할 팀은 공교롭게도 식민통치를 했던 앙골라였습니다. 언론에서는 앙골라가 과거에 포르투칼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것을 이야기하며 국민적 자존심을 걸고 포르투칼과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앙골라는 이번 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한 국가입니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국가들이 돌풍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를 격파시킨 카메룬이나 2002년 월드컵 8강의 돌풍은 축구팬들에게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앙골라가 아프리카의 돌풍을 이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포르투칼이 승리할 것인지 관심이 주목되는 가운데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습니다.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미처 숨을 고르기도 전에 포르투칼의 파울레타가 앙골라 진영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습니다. 이때가 경기 시작한 지 15초 정도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한 포르투칼은 피구와 파울레타의 합작으로 4분만에 1대 0으로 앞서나갔습니다. 사람들은 포르투칼의 대승, 혹은 낙승을 미리 예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전열을 가다듬은 앙골라는 11분 멘돈사의 슛을 시작으로 만회골을 넣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했고, 포르투칼은 앙골라의 투지에 오히려 밀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앙골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반 4분에 형성된 1대 0의 스코어는 경기 종료까지 끝내 바뀌지 않았습니다. 포르투칼은 승점 3점을 얻었지만 경기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포르투칼의 스콜라리 감독은 이긴 것에 만족한다며 6경기 남았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습니다. 포르투칼이 결승에 올라야만 6경기가 허락되기 때문에 스콜라리 감독으로서는 포르투칼을 결승에 진출시키고 싶은 생각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반면 앙골라는 처음 출전한 팀 치고는 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루이스 올리베이라 곤살베스 앙골라 감독은 포르투칼과의 경기에 대해서 ‘포르투칼이 못한 것이 아니라 앙골라가 잘한 경기’라고 평가를 내렸습니다.

D조는 멕시코와 포르투칼이 나란히 1승을 거두어 승점 3점으로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그러나 비록 패했지만 체력적 문제가 노출되기 전까지 멕시코와 대등한 경기를 벌인 이란, 전반 4분의 실점이 내내 아쉬운 앙골라가 다음번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나올 것인지는 D조를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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