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02년의 영광을 다시 한번...'
[비전문가의 월드컵 관전 소감 12-1] G조 대한민국 월드컵 준비과정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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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벌어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2승(폴란드, 포르투칼)
1무(미국)의 성적으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후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연장 혈투 끝에 2대 1로 격파하고, 8강에서
스페인에게 승부차기승을 거두어 꿈의 4강에 진출했습니다. 준결승전에서 독일에게 0대 1로 아쉽게 패한 이후 다소 김빠진 3·4위전에서 터키에게
2대 3으로 패했지만 '4강 진출' 그것은 분명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은 홈그라운드라는 상황이 여러 가지
변수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방에서의 성적이 진정한 실력이었는가에 대한 세계인의 시선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이 어떠한 플레이를
보여주는가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006년 월드컵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무한한 기대 속에 한편으로는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2년 홈그라운드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원정 월드컵에서는 4무
10패의 초라한 성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2006년 월드컵에서 원정 경기 승리는 물론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관전포인트로 떠올랐으며, 네티즌들은 16강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는 애국적인 생각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물론 국가대표팀에 대한
신뢰는 필요하지만 다분히 분위기에 휩싸여서 맹목적인 신뢰(맹신)는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킬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영웅으로 떠오른 아드보카트 감독이 부담이 없을까요? 내가 보기에는 엄청난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에 엄청난 기대를 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던 국가대표팀은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을 내면서 고개를 숙였고,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기 때문에 후유증에 시달렸던 것을 기억합니다.
솔직히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2006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우리는 2006년 월드컵을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2002년의 성적이 그대로 2006년 성적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국민들과 축구대표팀을 떠나지 못했고, 결국 감독이 여러차례 바뀌면서 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해 졌습니다.
결국 마치 수험생이 시험이
임박해서 족집게 과외를 받는 것처럼 단기간에 팀의 분위기를 바꿔줄 사람을 찾았고, 그 대안으로 물망에 떠오른 사람이 지금의 아드보카트
감독이었습니다. 쿠엘류, 본프레레를 거쳐 국가대표 감독으로 부임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대표팀을 정신적으로 재무장시켰고, 다시금
국민들은 2002년과 같은 지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고국을 출발하기 전 보스니아와의 평가전을 통해서 화려한 출정식을 가진
대표팀은 이후 두차례 평가전(노르웨이, 가나)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줘 국내의 축구팬들의 마음을 조리게 했습니다. 조별리그 첫 경기
상대인 토고의 전력이 베일에 가려져 있고, 감독의 돌출행동 등으로 토고 자체의 상황이 어수선한 만큼 우리도 많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결전의 시간은 점점 다가왔습니다. 조별리그 첫 경기가 임박하면서 매스컴은 토고전은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국민들 또한 토고전은 당연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토고전 패배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토고전을 앞두고 국민들이 무조건적인 승리에만 집착하는 맹신적인 태도는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승리에 대한 확신보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토고를 맞이해서 주눅들지 않고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바램이 더 클 것입니다.
2002년에
우리나라가 보여준 투지는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어떠한 팀을 만나더라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우리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태극전사'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2006년 월드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들에게 바라는 것은 바로 당당한 모습 그
자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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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한겨레, 시골아이고향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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