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역사보다는 흥미를 선택하다?
재미는 있지만, 역사를 생각하면...
=-=-=-=-=-=-=
드라마 <주몽>이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다모>의 정형수 작가와 <상도>의 최완규 작가가 합작으로 만들어내는 <주몽>은 월요일과 화요일의 시청자들을 싹쓸이할 기세다. <주몽>의 방송 시간대에 MBC를 보지 않으면 다음날 왕따당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릴 정도이다.
드라마 <주몽>은 극 전개가 빠르고 현대적인 감각이 최대한 가미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라마 <주몽>은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후발주자로 나선 <연개소문>, 그리고 곧이어 등장할 <대조영>이 부담을 느낄 정도의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주몽>을 보면서 재미는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주몽을 보면서 생기는 의문점은 그러한 아쉬운 부분을 한층 더하고 있다.
“과연 당시의 역사는 그랬을까?”
드라마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기억하면서 관련된 역사책을 참고해보면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역사적 고증에 대해서 <주몽>의 작가 최완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소서노'에 끌려 <주몽>을 선택했다"(조은미 기자)
=> 역사 속 소서노는 애딸린 과부다. 나이도 주몽보다 훨씬 많았다. 또 주몽을 만난 것도 주몽이 부여를 떠난 뒤였다. 이들의 결혼이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정략결혼이란 소리도 있다. 그런데 소서노가 드라마에서 왜 이리 바뀌었지? (조은미 기자의 설명)
=> "그런데 드라마에서 그렇게 하면 뭔 재미가 있겠냐고요. 한 명은 유부남이고 소서노는 과부인데 그것도 자식까지 있는 과부인데, 그 멜로를 유지한다는 건 우리 일반적인 시청자 감성에선 쉽지 않다고요. 더구나 과부와 총각의 사랑은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이 인간이 유부남이라고…. 부여 땅에다 유리하고 유씨 부인을 두고 온 유부남이요." (최완규 작가의 설명)
최완규 작가는 역사적 고증의 문제에 대해서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최대한 쉽게 쓰고 안전하게 가자, 그래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가져오자는 거였어요. 그래서 약간은 심지어 국적 불명이 되더라도 환타지적 요소를 곳곳에 배치하고, 모티브도 과감하게 활용하고. 폭넓은 시청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그 부분은 그냥 감수하고 가기로 했어요."
물론 작가의 의도는 다르겠지만 위의 말을 약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시청자 확보를 위해서 역사적 사실까지도 마음대로 끼워맞춘다는 이야기로 오해할 수도 있다고 본다. 어찌보면 역사 고증과 시청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 중에서 시청자라는 한 마리 토끼에 올인한 듯한 느낌도 든다.
작가의 의도라면 ‘주몽’이라는 역사적 인물이 아니어도 충분히 작가의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무협 드라마’를 창작하는 것이 더 괜찮을 듯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어차피 ‘주몽’이라는 역사 속의 인물을 설정했으면 기본적으로 지켜주어야 할 역사적 사실은 지켜주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물론 드라마가 역사적 사실을 100% 그려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의 문제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울분을 토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주몽>이 보여주는 드라마적 허구는 약간 정도를 지나친 것이 아닐까?
▲ MBC 주몽 홈페이지
화면...
ⓒ MBC
드라마 <주몽>과 함께 오픈된 홈페이지(http://www.imbc.com/broad/tv/drama/jumong/)에는 <주몽>이라는 드라마에 대한 찬사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그 우려의 목소리는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역사’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역사적 고증에 소홀하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어렵고 복잡한 역사책은 멀리하고 드라마를 통해서 <주몽>이라는 드라마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그 중에 한시민[TOHELL]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분은 역사왜곡의 대안으로 ‘다큐 제작 방송을 권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드라마 주몽이 다루는 고구려사에 대해서는 관련 학계에서조차 아직 정설과 가설이 불분명한 상태이고, 일반 역사교육에서도 고구려 건국을 신화나 설화 수준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이 드라마 주몽이 일반인들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고구려 건국사에 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어서, 향후 제대로 된 역사연구에 오히려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한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드라마 주몽의 제일 마지막 편에, 극적 재미를 위해 제작된 드라마 주몽과는 별개로, 실제 역사학계에서의 고구려 건국에 관한 학문적 고증자료를 중심으로 간단한 역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방송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나로서는 드라마 중간 중간에 정통 사극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로, 인물에 대한 간략한 나래이션(해설)로 역사적인 사실을 언급해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주몽>을 통해서 고구려와 주몽이라는 고구려의 건국자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송일국(주몽), 한혜진(소서노), 김승수(대소), 전광렬(금와)와 같은 쟁쟁한 연기자가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 주몽의 등장인물...
ⓒ MBC
분명히 <주몽>은 재미가 있다. 그러나 재미만을 추구하기 위해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많은 부분 무시하고 역사적 사실을 다르게 이야기한다면, 그것이 올바른 것일까? 과거 역사에 대해 조금 관심을 가지고 한때 역사학도가 되고 싶어했던 나였기에 드라마 <주몽>을 보면서 느끼는 아쉬움은 다른 사람들보다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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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한겨레, 미디어다음, 시골아이고향에도 올립니다...
재미는 있지만, 역사를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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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몽>이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다모>의 정형수 작가와 <상도>의 최완규 작가가 합작으로 만들어내는 <주몽>은 월요일과 화요일의 시청자들을 싹쓸이할 기세다. <주몽>의 방송 시간대에 MBC를 보지 않으면 다음날 왕따당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릴 정도이다.
드라마 <주몽>은 극 전개가 빠르고 현대적인 감각이 최대한 가미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라마 <주몽>은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후발주자로 나선 <연개소문>, 그리고 곧이어 등장할 <대조영>이 부담을 느낄 정도의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주몽>을 보면서 재미는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주몽을 보면서 생기는 의문점은 그러한 아쉬운 부분을 한층 더하고 있다.
“과연 당시의 역사는 그랬을까?”
드라마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기억하면서 관련된 역사책을 참고해보면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역사적 고증에 대해서 <주몽>의 작가 최완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소서노'에 끌려 <주몽>을 선택했다"(조은미 기자)
=> 역사 속 소서노는 애딸린 과부다. 나이도 주몽보다 훨씬 많았다. 또 주몽을 만난 것도 주몽이 부여를 떠난 뒤였다. 이들의 결혼이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정략결혼이란 소리도 있다. 그런데 소서노가 드라마에서 왜 이리 바뀌었지? (조은미 기자의 설명)
=> "그런데 드라마에서 그렇게 하면 뭔 재미가 있겠냐고요. 한 명은 유부남이고 소서노는 과부인데 그것도 자식까지 있는 과부인데, 그 멜로를 유지한다는 건 우리 일반적인 시청자 감성에선 쉽지 않다고요. 더구나 과부와 총각의 사랑은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이 인간이 유부남이라고…. 부여 땅에다 유리하고 유씨 부인을 두고 온 유부남이요." (최완규 작가의 설명)
최완규 작가는 역사적 고증의 문제에 대해서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최대한 쉽게 쓰고 안전하게 가자, 그래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가져오자는 거였어요. 그래서 약간은 심지어 국적 불명이 되더라도 환타지적 요소를 곳곳에 배치하고, 모티브도 과감하게 활용하고. 폭넓은 시청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그 부분은 그냥 감수하고 가기로 했어요."
물론 작가의 의도는 다르겠지만 위의 말을 약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시청자 확보를 위해서 역사적 사실까지도 마음대로 끼워맞춘다는 이야기로 오해할 수도 있다고 본다. 어찌보면 역사 고증과 시청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 중에서 시청자라는 한 마리 토끼에 올인한 듯한 느낌도 든다.
작가의 의도라면 ‘주몽’이라는 역사적 인물이 아니어도 충분히 작가의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무협 드라마’를 창작하는 것이 더 괜찮을 듯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어차피 ‘주몽’이라는 역사 속의 인물을 설정했으면 기본적으로 지켜주어야 할 역사적 사실은 지켜주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물론 드라마가 역사적 사실을 100% 그려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의 문제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울분을 토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주몽>이 보여주는 드라마적 허구는 약간 정도를 지나친 것이 아닐까?

ⓒ MBC
드라마 <주몽>과 함께 오픈된 홈페이지(http://www.imbc.com/broad/tv/drama/jumong/)에는 <주몽>이라는 드라마에 대한 찬사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그 우려의 목소리는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역사’를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역사적 고증에 소홀하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어렵고 복잡한 역사책은 멀리하고 드라마를 통해서 <주몽>이라는 드라마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그 중에 한시민[TOHELL]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분은 역사왜곡의 대안으로 ‘다큐 제작 방송을 권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드라마 주몽이 다루는 고구려사에 대해서는 관련 학계에서조차 아직 정설과 가설이 불분명한 상태이고, 일반 역사교육에서도 고구려 건국을 신화나 설화 수준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이 드라마 주몽이 일반인들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고구려 건국사에 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어서, 향후 제대로 된 역사연구에 오히려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한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드라마 주몽의 제일 마지막 편에, 극적 재미를 위해 제작된 드라마 주몽과는 별개로, 실제 역사학계에서의 고구려 건국에 관한 학문적 고증자료를 중심으로 간단한 역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방송해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나로서는 드라마 중간 중간에 정통 사극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로, 인물에 대한 간략한 나래이션(해설)로 역사적인 사실을 언급해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주몽>을 통해서 고구려와 주몽이라는 고구려의 건국자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송일국(주몽), 한혜진(소서노), 김승수(대소), 전광렬(금와)와 같은 쟁쟁한 연기자가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 MBC
분명히 <주몽>은 재미가 있다. 그러나 재미만을 추구하기 위해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많은 부분 무시하고 역사적 사실을 다르게 이야기한다면, 그것이 올바른 것일까? 과거 역사에 대해 조금 관심을 가지고 한때 역사학도가 되고 싶어했던 나였기에 드라마 <주몽>을 보면서 느끼는 아쉬움은 다른 사람들보다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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