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올림픽의 아픔을 치유하다
[월드컵 이야기 18] 스웨덴, 기가막힌 대진운으로 4강에 진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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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변의 주인공에서 이변의 희생양으로...

북유럽의 스웨덴의 축구는 꾸준히 세계대회에 참가하며 올림픽에서 4위(1908년), 8강(1920년), 3위(1924년), 그리고 1934년 월드컵 8강의 성적을 거두었다. 특별히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남미의 아르헨티나를 3-2로 꺾는 이변이 주인공이 되며 북유럽의 강자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1938년 제3회 월드컵이 열리기 2년 전,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당시에 거의 무명에 가까운 아시아의 일본에게 2-3의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1938년 제3회 월드컵은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적인 자존심이 걸려있는 대회였다고 할 수 있다.

# 지역예선

독일, 에스토니아, 핀란드와 함께 [1조]에 속한 스웨덴은 핀란드를 4-0(1937년 6월 16일), 에스토니아를 7-2(1937년 6월 20일)로 격파하며 내심 독일을 제치고 조 1위를 노렸으나, 1937년 11월 20일 함부르크에서 독일에게 0-5로 대패하며 조 2위로 간신히 본선 진출 자격을 획득하였다.

스웨덴은 2승 1패로 독일(3승)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하였고, 11득점에 7실점이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다음해 본선을 준비하게 되었다.

지역예선과 그 동안의 국제대회 성적을 토대로 제3회 월드컵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국가들이 거론될 당시에 스웨덴은 2류 국가 취급을 당하였다. 설상가상으로 스웨덴의 본선 첫 번째 상대는 ‘기적의 팀’ 오스트리아로 당시 유럽의 절대 강자 중 한 팀이었다.

# 부전승의 행운에서 준결승까지

스웨덴으로서는 오스트리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하늘이 스웨덴을 도와주었다.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합병되면서 오스트리아 팀이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스웨덴은 첫 번째 라운드를 부전승으로 통과하게 된 것이다.

첫 번째 라운드를 무사히(?) 통과한 스웨덴은 두 번째 라운드에서 루마니아를 재경기 끝에 이기고 올라온 북중미 대표 쿠바를 만났다. 쿠바가 루마니아를 이긴 것은 그야말로 ‘어쩌다가’ 이긴 것이었다. 북중미에서 다른 6개 나라가 참가를 취소하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월드컵에 참가한 쿠바였기에 전력이 노출되지 않았고, 루마니아가 이변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비록 쿠바가 루마니아를 이겼다고는 하지만 실력으로는 스웨덴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스웨덴은 6월 12일 쿠바를 상대로 Keller의 세 골(9분, 80분, 81분), Wetterstrom의 세 골(32분, 37분, 44분), 그리고 Nyberg(84분), Andersson(90분)가 한 골씩 넣으며 8-0이라는 엄청난 스코어로 승리해 버렸다.

단 한 번의 경기로 준결승에 진출한 스웨덴은 준결승에서 비로소 임자를 만나게 되었다. 상대는 동유럽의 강호 헝가리였다. 6월 16일 스웨덴은 헝가리에게 실력이 차이를 드러내며 1-5로 패하고 3-4위전으로 밀려났다.

# 4위, 그러나 잘 싸웠다.

3-4위전에서 스웨덴이 만난 상대는 실력으로는 첫째가라면 서러워할 브라질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브라질이 한 수 위였지만, 스웨덴으로서는 4년 전에 남미의 아르헨티나를 꺾었던 경험이 있었고,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항상 이변은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6월 19일에 브라질과의 경기에 기대를 걸었다.

경기 초반은 스웨덴의 분위기였다. 스웨덴은 28분에 Jonasson, 38분에 Nyberg이 골을 성공시켜 2-0으로 앞서나가며 승리에 한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브라질은 전반 종료 직전에 Romeu가 한골을 넣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후반전에 레오니다스가 두 골을 넣어 경기를 뒤집었다(63분, 74분), 그리고 경기 종료를 10분 남겨놓고 Peracio가 쐐기를 박는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스코어를 4-2로 벌려놓았다.

결국 스웨덴은 브라질에 2-4로 패하고 4위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년 전에 아시아의 복병 일본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한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는 대회였다. 거기에는 초반에 오스트리아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하늘이 도와서 피할 수 있었고, 비교적 약한 상대인 쿠바를 8강에서 만나는 행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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