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서 누드 사진을 비롯하여 자신과 관련된 사실을 전면적으로 부인했다. 그 와중에 아래와 같은 말도 했다.

 

"서울대에 다녔다고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이야기를 꺼낸 신씨는 "제 입장에서는 학력문제가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도망을 온 게 아니라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확인 작업을 하러 뉴욕에 왔다"

 

그런데... 지난 2000년 국민일보에 나타난 기사를 보면 자신이 서울대를 다녔다고 인터뷰를 한 기사가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05&article_id=0000037717§ion_id=106&menu_id=106

아래 국민일보 기사 전문

 

[2000, 문화의 초상]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신정아 금호미술관 큐레이터
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0-12-28 17:15

 

겨울 햇살이 스카프처럼 드리운 고궁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수장인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62)과 젊은 전시기획자로 각광받고 있는 신정아 금호미술관 큐레이터(28)가 만났다.오관장은 홍익대 미대를 나와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환기미술관장,광주비엔날레 전시총감독 등을 역임했으며,신규레이터는 미국 캔사스주립대 및 대학원에서 회화와 경영학을 공부했다.

△오=금호미술관이 꾸민 ‘미술 속의 음악전’을 잘 보았습니다.라울 뒤피를 중심으로 한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사실 음의 톤을 색채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많은터라 저도 한번 전시로 만들어보고 싶었던 주제였습니다.

△신=존경하는 관장님이 그렇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저희는 뒤피의 작품으로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우리 미술계는 좀 우울했던 것 같아요.

△오=새천년이라고 말만 풍성했지 뚜렷한 성과는 없어 보이죠?

△신=굵직한 국제전이 대중적으로 어필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오=비엔날레니,아트 페스티벌이니 많았지요.새로운 것이라면 ‘미디어 시티 서울’이 있는데 쏟은 돈에 비하면 실패라고 봐야지요.

△신=그래도 의미있는 시도인데,미디어 아트를 좀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닌지요.

△오=미디어 아트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를 두고 하는 평가입니다.전문가들은 어디서 본 구작이라고 말하고,일반인은 너무 난해하다고 느껴 상호 융화가 되지 않았다는 거지요.

△신=우리 작가들이 소외당했다는 불만도 많더군요.

△오=최근에 파리 퐁피두미술관이 마련한 ‘스펙터클을 넘어서’라는 전시를 참관했는데,전체 작가 20명중 이불 최정화씨 등 우리 작가 2명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마침 주드폼에는 조덕현씨가 전시중이고 또 다른 곳에서 이한우,박광진 등이 활동하는 것을 보고 우리 현대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지금 말씀하신 작가들 중 일부는 정작 국내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 같던데요.

△오=우리 미술관이 연초에 꾸민 ‘새 천년의 항로’전때 이불씨가 독자적인 공간을 요구했습니다.그래서 다른 작가와의 형평을 들어 거절했더니 전시 자체를 보이콧하더군요.

△신=이제 우리나라도 국제행사가 많아졌는데,국내 작가들을 외국으로 진출시키는 교두보의 기능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오=광주비엔날레가 올해부터 그런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요.아시아 미술을 살피려는 기획자들은 반드시 광주를 옵니다.다만 근래들어 지자체간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행사의 초점이 흐려지고 내용도 부실한 경우를 봅니다.국제전이라면 외국 작품 몇점 들여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리더로서의 위상을 갖추어야 하거든요.

△신=지자체들도 겉으로 드러나는 행사에 치중할뿐 공공미술관을 유치하려는 노력같은 것은 보이지 않아 안타까와요.

△오=국립미술관도 하나뿐이어서 미술가인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미술인구로 보면 영남과 호남에 하나씩 3개가 필요하거든요.다행히 광주에서 현대미술관을 짓고 있는데 국립으로 갈 공산이 큽니다.이 자리에서 사견을 밝힌다면 어려움을 겪고있는 경주의 선재미술관을 국가에서 인수하면 영남권을 대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봐요.

△신=제대로된 국내기획전이 없었던 것 같아요.새해초에 특별한 전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오=‘회화의 복권’을 주창하는 대규모 기획전을 준비중입니다.

△신=과천에서 회화를 내세우는 것을 보면 좀 ‘반동적’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웃음).

△오=물론 플럭서스 등 여러 전시가 있습니다만 ‘회화의 복권’전은 그림의 새로움을 찾자는 것입니다.우리가 극성으로 매달린 설치나 매체가 다른 나라에서 퇴조한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회화의 제자리를 찾는다는 것이 오히려 첨단적이지 않을까요.

△신=새로운 어떤 흐름으로 파악하십니까.

△오=민중미술 이후 뚜렷한 흐름을 찾기 어려운 것이 특징입니다.매체미술이 있지만 경향으로서의 주류는 없는 것 같아요.그 사이에 평면으로의 복귀 움직임이 활발하지요.뉴욕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휘트니 비엔날레만 해도 한때 끔찍할 정도로 피투성이였으나 회화의 비중이 점차 증대합니다.다만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평면을 재해석해보자는 점이 다릅니다.

△신=‘평면의 복권운동’으로 봐도 좋은지요.

△오=운동이나 사조에는 환원과 확산이라는 두가지 흐름이 있는데,지금은 환원의 시기입니다.갈때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 커다란 응집력을 지닌채 폭발할 겁니다.그렇지 않으면 대중이 “공중에 그만 떠돌아 다니라”고 소리칠거에요.

△신=갈 때까지 가더라도 작가로서의 진지함을 담보하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일선에서 큐레이팅을 하다보면 작가들의 열정을 찾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절실한 생각 없다보니 작가정신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이중섭 박수근 모두 고통 속에 죽어간 사람들이죠.그러나 지금은 작품은 시원찮고 값은 비싸니 일반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잃는 것 같습니다.

△신=우리 미술의 미래는 비관적입니까.

△오=그렇지는 않죠.잠재력은 대단하다고 봅니다.수준도 높고요.우리 작가들을 키우고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무엇보다 미술교육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신=우리나라 미술대학은 천재를 바보로 만들어 낸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오=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지금처럼 국가가 관리하는 입시제도 아래서의 예술가 교육은 미래가 없어요.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상상력을 고갈시키는 기계적인 교육은 쓸모 없지요.

△신=저도 서울대 동양화과에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그곳에서는 정물을 그려도 있는 그대로 그리면 혼납니다.“똑같이 그려서 어떤 결론을 내려 하느냐”는거죠.예술을 보는 눈,즉 하나를 가지고 보편성을 발견해내는 교육을 중시하더군요.

△오=백남준 선생은 21세기에는 매체미술만 남을 것이라고 했지만 앞으로 회화와 공존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컴퓨터 화면의 글씨는 마디가 잘 안생기는데 비해 원고지는 생각을 고이게 합니다.

△신=신세대는 오히려 원고지를 받아쥐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해요(웃음).내년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별다른 움직이 없다면 관장님이 어떤 선동문을 쓰게 될까요.

△오=“작품을 다시 해보자!”

△신=저는 “휩쓸리지 말고 제 자리를 찾자!”고 외치고 싶어요.

/정리=손수호기자

청와대, 신정아 사건으로 돌파구를 만들어라
신정아 사건으로 이명박 의혹까지 한꺼번에 해결하자...

 

=-=-=-=-=-=-=

 

고스톱 용어에 ‘작전뻑’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당장은 손해로 보이지만 결국은 두 배 이상의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신념을 담고 있는 전략이다.

 

신정아 사건이 터지면서 참여정부에게 흠집을 잡기 위해 안달을 하던 언론들은 그야말로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동안 착실하게 공략해서 지지도를 많이 하락시켰지만 이번에 공세를 늦추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이면 자신들이 바라던 꿈의 세상(정권 탈환)을 더욱 손쉽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가 약간 주춤해지면서, 수많은 의혹이 아직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 가운데 술자리에서 접대부 고르는 방법에 대한 비공개 특강이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와 몇몇 인터넷 포털에서 약간 이슈가 되긴 했지만 조중동이 침묵하는 가운데 다행스럽게도 국민들은 여전히 신정아 사건에 집중하고 있다. 예상치 못했지만 갑자기 터진 안정환 사건 역시 얼마나 고마웠던가? 뭐니뭐니해도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밀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여론이 아프가니스탄 피랍자에게 집중되면서 간신히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기억에 생생할 것이다.

 

신정아 사건을 가지고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연일 대여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의 대선 승리 당시의 배짱을 갖고 있다면 이번 사건을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돌파해야 할 것이다.

 

우선 청와대와 대통령은 이번 신정아 사건을 그야말로 한 점 의혹 없이 모조리 드러내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어쩌면 언론이 쓴 소설의 일부가 사실로 드러날지도 모른다. 변양균 말고 다른 청와대 실세까지 불똥이 튈지도 모른다. 그러한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의혹을 밝히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그동안 이명박 후보에게 제기되었던 많은 의혹에 대해서 동등하게 검찰 조사를 하도록 제안해야 한다. 그야말로 양쪽의 의혹에 대해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도록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만약 신정아 사건이 흐지부지 마무리되면서 대통령 선거가 한나라당의 승리가 된다면 참여정부 관계자들은 정권을 한나라당에게 헌사했다는 이미지를 벗을 수 없을 것이다. 반대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서 청와대 관련자 몇 사람이 다치면서 참여정부의 정통성과 진실성을 되찾는다면 국민들은 다시금 참여정부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감추면 감출수록 더 큰 의혹으로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 국가기관이니 변양균 씨에 대한 조사를 못하란 법 없다. 국가기밀? 웃기는 소리다. 국가기밀 누설이 무서워서 수색영장을 기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코메디다.

 

다시 한번 당부한다. 신정아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약속함과 동시에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도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약속하라. 만약 청와대가 한점 부끄럼이 없다면 수사를 통해서 결백을 증명하니 좋고, 이명박 후보가 한점 부끄럼이 없다면 수사에 철저하게 협조해서 결백을 증명하니 좋고, 국민들은 진실을 알아서 좋으니... 이것을 두고 바로 일석 삼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와대, 지금 필요한 것은 뭐? 
도덕성에 타격을 받았지만, 정직성에는 타격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

 

니코스카잔차키스의 <전쟁과 신부>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그리스의 내전 당시 혁명군의 드라코스가 한때 자신이 상관으로 모신 바 있었던 정부군의 장교를 포로로 잡은 뒤에 그를 바라보며 생각한 내용이다.

 

드라코스는 감탄하면서, 연민을 느끼면서, 두려움을 느끼면서 그를 지켜보았다. 이 사람이 알바이나 산악 지역에서 어디를 가나 그 이름을 떨쳤던 용감하고, 과묵하고, 콧수염이 새카맣던 바로 그 용사였던가? 그런 기백을 지닌 사람들이 우리 편이 아니라니, 그 얼마나 안타깝고, 그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드라코스는 생각했다. 모든 미덕은 우리 편의 투사들이 갖춰야 하고, 모든 비겁함과 불명예는 적이 갖춰야 할 요소들이었다. 하지만 우리들 가운데 정직하지 못하고 비겁한 사람들이 더 많았으며, 상대편에는 용감한 자들이 더 많았다. 내 생각에는 하나님이 카드를 잘못 쳐서 나눠 주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모두 뒤죽박죽이 되어 있어서...

 

<최후의 유혹>, <그리스인 조르바>로 알려져 있는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만약 그가 그리스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태어났더라면 충분히 노벨상을 탔을 것이고, 더 뛰어난 평가를 받았지도 모른다.

 

<전쟁과 신부>에서 드라코스가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과의 거리감은 아마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현실이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 내가 지지하는 정치 집단은 그야말로 도덕적으로 순결하고 좋은 미덕을 갖추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들 역시 수많은 비리에 자유롭지 못하고 오히려 더 추악한 모습을 그 내면에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신정아 사건으로 참여정부의 도덕성은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다. 한 개인이 잘못한 일이지만 언론은 이 사실을 빌미로 참여정부의 도덕성을 문제삼기 시작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고 한다. 호시탐탐 참여정부의 약점을 노리던 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더할나위없는 기회가 된 것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연애담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니다. 참여정부의 핵심으로 활동하던 사람의 개인적인 연애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사회에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자신이 한 집단을 대표하는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 자신의 행동이 그 집단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군부독재를 벗어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를 구성하는 소위 민주화세력들은 그동안 권력을 차지한 이후에 어떤 모습을 보여왔을까? 물론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있겠지만 오늘날 낮은 지지율과 반대적으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책임이 없을까?

 

변양균 이외에 또 다른 실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그것은 물론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들의 책임도 있겠지만 그러한 루머가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도록 보인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물론 청와대는 여기에 대해서 자신들도 희생양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변양균이라는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속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해서 청와대는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신정아 사건이 급물살을 타면서 언론은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이 변양균을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이 선택한 사람을 끝까지 믿어주는 것이 지도자로서 보여주어야 할 모습이다. 그런데 그것은 사건의 실체를 모르는 상황에서 했던 말이기 때문에 그 때 무슨 말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떠한 행동을 보이는 가가 중요한 것이라로 할 수 있다.

 

비록 지지율이 저조하다고 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까지 대한민국을 다스리는 최고 통치권자이다. 그는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고 취임하기 전까지는 엄연하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도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청와대 관계자가 신정아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것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 그가 이번 신정아 사건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하더라도 그가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 선택한 사람의 도덕적 결함이 청와대 전체에 대한 위상에도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자신의 편에는 한없이 너그럽고 상대방에게 비판적인 사람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현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까지 어떠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믿어주고 지지해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은 끝까지 성역없이 수사를 하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의 핵심이라는 작자가 개인적인 이해관계로 인해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변함없이 현 정부를 지지한 사람들을 무시해도 철저하게 무시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아니라고 거리감을 두기 이전에 그야말로 철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그나마 지금까지 현 정부를 끝까지 믿어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언론에서 루머일지 모르겠지만 변양균보다 더한 실체가 있다는 말을 공공연히 떠들고 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더 이상의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끝내기보다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면 더더욱 끝까지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언론이 거짓을 말하는지 청와대가 거짓을 은폐하고 있는지 끝까지 밝혀야 할 것이다. 뜨뜻미지근한 수사로 국민들에게 의혹과 의심을 남겨주지 말고 차라리 잘못한 일이 있다면 깨끗하게 고백하는 정직한 모습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정치권은 다같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을 비판하기 이전에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비리에 자신이 연루되어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제기된 의혹이 단순한 소설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무조건 부인하는 것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 철저하게 규명하고, 잘못이 드러난다면 철저하게 사과하는 당당한 모습이 필요한 것이다.

 

과거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로 급부상했던 게리 하트는 정직하지 못했기 때문에 선택되지 못하고 영영 정치계를 떠나야 했다. 미국의 대통령도 도덕성보다는 정직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고 생각한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요즘 정치인들은 자신은 전혀 먼지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고 떠들고 있다. 그리고 그 먼지에 대해서 조사하려고 하면 정치공작이나, 음해다라고 게거품을 물고 있다. 그리고 일단 검찰에서 증거를 포착하기 이전까지는 무조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다. 이것이 한국의 정치 현실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똥 묻은 개들이 판을 치는 현실이 오늘날의 한국 정치판인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도덕적으로 깨끗한 모습을 보이는 정치인이 우리나라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한걸음 양보하자면 도덕적으로 깨끗하지는 못하더라도 정직한 지도자라면 국민들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거짓으로 자신을 포장한 지도자는 결코 국민들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 그러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순간 대한민국의 미래는 고사하고 현재조차도 불행에 처할 것이다. 도덕적 결함 때문에 국민들에게 버림을 받을 것이 두려워서 거짓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결국 국민들에게 영원히 외면당할 것이다.

신정아의 가짜 학위가 사회적으로 커다란 파급 효과를 보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KBS의 <굿모닝팝스>를 진행하던 이지영 강사도 학력을 속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것과 아울러 약간 주춤하기는 했지만 전여옥 의원의 <일본은 없다> 표절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드러나는 의혹과 까발리기는 그야말로 한국 사회가 얼마나 거짓된 것에 현혹되어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한국 사회는 ‘거짓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는 의혹에 대해서 속시원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전여옥 의원의 표절에 관련된 문제는 다시 법정 싸움으로 넘어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신정아 씨의 학위 문제는 검찰로 넘어갔지만 당사자가 미국으로 건너가는 바람에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반면 이지영 <굿모닝팝스> 진행자는 스스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학력을 속인 것을 스스로 고백했고, 뉘우치면서 그동안의 거짓을 감추기 위해서 힘들었던 과거를 속시원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여전히 이지영 씨에게 가해지는 비판은 존재할 것입니다. 처음에 학력을 속이고 어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공중파를 통해서 영어방송을 진행한 것은 비판받을만 합니다. 그러나 다른 것과는 달리 가르친다는 것은 자격증 이외에 가르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영어라는 언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글로벌 시대가 되어가면서 상당한 검증이 수시로 진행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학력을 속일 수 있었던 것은 모자란 학력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가르치는 실력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솔직하게 큐레이터가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정아의 성공에 대해서 비판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오류를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큐레이터와 미술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없이 신정아 한 사람만 비판하고 욕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위조 사실이 밝혀진 이상 그것에 대해서 은폐하거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제2, 제3의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신정아 씨의 미국행은 도피일 뿐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이지영이라는 사람은 학력은 위조했지만 어학원과 공중파를 통해서 영어를 7년 동안 가르쳐 왔습니다. 신정아 씨의 실력은 관련된 사람들에 의해서 평가받는다는 제한성이 있어서 소수의 관련된 사람들에게만 인정받으면 성공할 수 있었겠지만, 이지영이라는 사람은 많은 사람이 수강하는 영어학원과 공중파를 통해서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학력을 속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받아들였다고는 하지만, 외부에 노출된 상황에서 학력을 극복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강의를 준비했다는 그녀의 모습을 고려할 때, 이지영 사건을 신정아 사건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당사자를 매장하려고 작정하지 않는 이상 당사자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고 참회할 기회는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속았다고 생각해서 분하고 억울하겠지만 당사자가 앞으로 어떠한 참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가를 지켜봐주고 절망 속에서 나락에 빠지지는 않도록 계도해야 하는 의무가 사회에는 있습니다.


이지영은 거짓된 사회 속에서 거짓을 통해서 자신을 포장하고 살다가 그 포장을 과감하게 벗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남을 속이면서 고생했던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조선일보의 인터뷰에서 어떤 심적 변화가 있었고, 어떤 상황에서 자신의 거짓을 털어놓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해당 인터뷰 이전에 조선일보는 이지영의 가짜 학력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남모르게 <굿모닝팝스>에서 하차하고, 평범한 가정주부로 돌아가도 별다른 문제를 야기시키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필이면 신정아 사건이 크게 발전되는 과정에서 소위 스타강사로서 이지영의 가짜 학력이 공개되면서 파급되는 효과는 이지영 당사자에게 참으로 감당하기 힘든 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중학교를 나온 사람이라도 알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서 학력을 속인 것을 고백한다는 것은 대단한 결심이 아니면 하기 힘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학력을 속였다는 사실에만 집중해서 이지영 씨에게도 신정아와 같은 수준의 돌팔매를 던지고 있습니다. 물론 나도 학력을 속였다는 사실은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로서는 두 개의 돌을 준비할 것입니다. 그 중 하나는 학력만을 중시하고 거짓을 통해서라도 성공을 부추기는 우리의 왜곡된 사회를 향해 던질 것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