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서 누드 사진을 비롯하여 자신과 관련된 사실을 전면적으로 부인했다. 그 와중에 아래와 같은 말도 했다.
"서울대에 다녔다고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이야기를 꺼낸 신씨는 "제 입장에서는 학력문제가 뭐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도망을 온 게 아니라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확인 작업을 하러 뉴욕에 왔다"
그런데... 지난 2000년 국민일보에 나타난 기사를 보면 자신이 서울대를 다녔다고 인터뷰를 한 기사가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05&article_id=0000037717§ion_id=106&menu_id=106
아래 국민일보 기사 전문
[2000, 문화의 초상]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신정아 금호미술관 큐레이터 |
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0-12-28 17:15 |
겨울 햇살이 스카프처럼 드리운 고궁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수장인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62)과 젊은 전시기획자로 각광받고 있는 신정아 금호미술관 큐레이터(28)가 만났다.오관장은 홍익대 미대를 나와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환기미술관장,광주비엔날레 전시총감독 등을 역임했으며,신규레이터는 미국 캔사스주립대 및 대학원에서 회화와 경영학을 공부했다.
△오=금호미술관이 꾸민 ‘미술 속의 음악전’을 잘 보았습니다.라울 뒤피를 중심으로 한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사실 음의 톤을 색채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많은터라 저도 한번 전시로 만들어보고 싶었던 주제였습니다.
△신=존경하는 관장님이 그렇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저희는 뒤피의 작품으로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우리 미술계는 좀 우울했던 것 같아요.
△오=새천년이라고 말만 풍성했지 뚜렷한 성과는 없어 보이죠?
△신=굵직한 국제전이 대중적으로 어필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오=비엔날레니,아트 페스티벌이니 많았지요.새로운 것이라면 ‘미디어 시티 서울’이 있는데 쏟은 돈에 비하면 실패라고 봐야지요.
△신=그래도 의미있는 시도인데,미디어 아트를 좀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닌지요.
△오=미디어 아트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를 두고 하는 평가입니다.전문가들은 어디서 본 구작이라고 말하고,일반인은 너무 난해하다고 느껴 상호 융화가 되지 않았다는 거지요.
△신=우리 작가들이 소외당했다는 불만도 많더군요.
△오=최근에 파리 퐁피두미술관이 마련한 ‘스펙터클을 넘어서’라는 전시를 참관했는데,전체 작가 20명중 이불 최정화씨 등 우리 작가 2명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마침 주드폼에는 조덕현씨가 전시중이고 또 다른 곳에서 이한우,박광진 등이 활동하는 것을 보고 우리 현대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지금 말씀하신 작가들 중 일부는 정작 국내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 같던데요.
△오=우리 미술관이 연초에 꾸민 ‘새 천년의 항로’전때 이불씨가 독자적인 공간을 요구했습니다.그래서 다른 작가와의 형평을 들어 거절했더니 전시 자체를 보이콧하더군요.
△신=이제 우리나라도 국제행사가 많아졌는데,국내 작가들을 외국으로 진출시키는 교두보의 기능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오=광주비엔날레가 올해부터 그런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요.아시아 미술을 살피려는 기획자들은 반드시 광주를 옵니다.다만 근래들어 지자체간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행사의 초점이 흐려지고 내용도 부실한 경우를 봅니다.국제전이라면 외국 작품 몇점 들여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리더로서의 위상을 갖추어야 하거든요.
△신=지자체들도 겉으로 드러나는 행사에 치중할뿐 공공미술관을 유치하려는 노력같은 것은 보이지 않아 안타까와요.
△오=국립미술관도 하나뿐이어서 미술가인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미술인구로 보면 영남과 호남에 하나씩 3개가 필요하거든요.다행히 광주에서 현대미술관을 짓고 있는데 국립으로 갈 공산이 큽니다.이 자리에서 사견을 밝힌다면 어려움을 겪고있는 경주의 선재미술관을 국가에서 인수하면 영남권을 대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봐요.
△신=제대로된 국내기획전이 없었던 것 같아요.새해초에 특별한 전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오=‘회화의 복권’을 주창하는 대규모 기획전을 준비중입니다.
△신=과천에서 회화를 내세우는 것을 보면 좀 ‘반동적’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웃음).
△오=물론 플럭서스 등 여러 전시가 있습니다만 ‘회화의 복권’전은 그림의 새로움을 찾자는 것입니다.우리가 극성으로 매달린 설치나 매체가 다른 나라에서 퇴조한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회화의 제자리를 찾는다는 것이 오히려 첨단적이지 않을까요.
△신=새로운 어떤 흐름으로 파악하십니까.
△오=민중미술 이후 뚜렷한 흐름을 찾기 어려운 것이 특징입니다.매체미술이 있지만 경향으로서의 주류는 없는 것 같아요.그 사이에 평면으로의 복귀 움직임이 활발하지요.뉴욕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휘트니 비엔날레만 해도 한때 끔찍할 정도로 피투성이였으나 회화의 비중이 점차 증대합니다.다만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평면을 재해석해보자는 점이 다릅니다.
△신=‘평면의 복권운동’으로 봐도 좋은지요.
△오=운동이나 사조에는 환원과 확산이라는 두가지 흐름이 있는데,지금은 환원의 시기입니다.갈때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 커다란 응집력을 지닌채 폭발할 겁니다.그렇지 않으면 대중이 “공중에 그만 떠돌아 다니라”고 소리칠거에요.
△신=갈 때까지 가더라도 작가로서의 진지함을 담보하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일선에서 큐레이팅을 하다보면 작가들의 열정을 찾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절실한 생각 없다보니 작가정신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이중섭 박수근 모두 고통 속에 죽어간 사람들이죠.그러나 지금은 작품은 시원찮고 값은 비싸니 일반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잃는 것 같습니다.
△신=우리 미술의 미래는 비관적입니까.
△오=그렇지는 않죠.잠재력은 대단하다고 봅니다.수준도 높고요.우리 작가들을 키우고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무엇보다 미술교육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신=우리나라 미술대학은 천재를 바보로 만들어 낸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오=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지금처럼 국가가 관리하는 입시제도 아래서의 예술가 교육은 미래가 없어요.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상상력을 고갈시키는 기계적인 교육은 쓸모 없지요.
△신=저도 서울대 동양화과에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그곳에서는 정물을 그려도 있는 그대로 그리면 혼납니다.“똑같이 그려서 어떤 결론을 내려 하느냐”는거죠.예술을 보는 눈,즉 하나를 가지고 보편성을 발견해내는 교육을 중시하더군요.
△오=백남준 선생은 21세기에는 매체미술만 남을 것이라고 했지만 앞으로 회화와 공존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컴퓨터 화면의 글씨는 마디가 잘 안생기는데 비해 원고지는 생각을 고이게 합니다.
△신=신세대는 오히려 원고지를 받아쥐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해요(웃음).내년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별다른 움직이 없다면 관장님이 어떤 선동문을 쓰게 될까요.
△오=“작품을 다시 해보자!”
△신=저는 “휩쓸리지 말고 제 자리를 찾자!”고 외치고 싶어요.
/정리=손수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