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랭킹 1위 브라질, 자세히 들여다보면...
2007년 7월 18일에 업데이트된 피파 홈페이지를 보면 브라질이 1위, 그리고 아르헨티나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6월에 3위를 달리고 있던 브라질이 1위였던 이탈리아와 2위였던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탈환한 것이다. 당시에 5위를 달리던 아르헨티나는 4위인 독일을 제치고 내친김에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제치고 2위로 도약했다.
4월에 1위를 탈환한 이탈리아는 3개월 만에 1위 자리를 브라질에게 내주고 3위로 주저앉았으며 3월에 1위를 기록했던 아르헨티나는 5위까지 추락했다가 다시 2위로 도약하면서 브라질을 맹추격하고 있다. 만약 코파아메리카에서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했다면 7월의 피파랭킹 1위는 아르헨티나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브라질에게 패하면서 아르헨티나는 2위에 머문 것이다.
최근 축구대회가 너무 많아서 축구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코파아메리카, U-20월드컵, 아시안컵, 피스컵... 인터넷과 언론은 발빠르게 각종 대회의 경기 결과를 축구팬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피파랭킹 1위를 탈환한 브라질의 모습은 그다지 강하다는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우선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에게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준결승에서 우루과이를 실력으로 제압하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갔다. 결국 최종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3-0으로 완파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일단 회복하기는 했지만 코파아메리카를 전체적으로 지켜본 축구팬들은 브라질보다 아르헨티나나 멕시코의 인상적인 경기를 잊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은 코파아메리카에서 심하게 표현하면 얻어터지고도 챔피언에 등극한 꼴이 되었다. 물론 브라질로서는 조별리그에서 불필요한 힘을 소비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별리그 통과는 브라질 같은 팀으로서는 누워서 떡먹기처럼 결승 토너먼트 진출 관문이 넓었기 때문이다.
브라질을 격파하기 위해서는 멕시코처럼 대회 초반에 붙어야 한다.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상대했더라면 이겼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브라질은 대회가 진행될수록 팀을 만들어가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최종 결승에 오르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둥가 감독이 멕시코에게 패한 이후에도 우승을 장담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와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우승이지만 과정은 그다지 순조롭지 못했기 때문에 브라질은 절대 강자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그러나 ‘꿩 잡는 게 매’이기 때문에 코파아메리카의 우승으로 브라질은 남미축구의 챔피언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무패의 전적으로 파죽지세로 결승에 올랐지만 결승에서 브라질에게 패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에서 진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코파아메리카에서 보여준 아르헨티나에게 어울리는 표현 같다. 조별리그와 준결승까지의 경기를 통해서 많은 축구팬들은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점치고 있었다. 그러나 결승에서 브라질에게 무릎을 꿇으며 다시 한번 2인자의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코파아메리카가 끝난 시점에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으로 집중되었다. 이 대회에서 브라질은 조 3위로 간신히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결승 토너먼트부터는 제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축구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브라질은 스페인에게 4-2로 무릎을 꿇었다.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축구를 즐기는 나라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최근의 모습은 즐기는 것이 아니라 우승을 노리는 나라로 변한 것 같다.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브라질의 축구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우승에 집착하면서 브라질 특유의 화려한 플레이는 가끔 승리를 위해 잠시 보류하는 경기도 보여주었다.
세계 축구가 점차로 평준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요즘의 상황에서 예전의 화끈한 브라질의 축구는 잠시 실종되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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